[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가을야구 상징은 ‘유광점퍼’로 통한다. 트윈스 로고가 새겨진 봄‧가을용 점퍼 한 벌에 지난 10년의 포스트시즌 좌절의 한이 서려있다. 애증의 관계다. 올해도 역시 ‘유광점퍼’는 LG를 둘러싼 화제어가 되고 있다.
LG 트윈스 박용택이 올 시즌 개막 전 시범경기서 김기태 감독과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전반기를 단독 2위(45승31패)로 마쳤다. 전반기 막판 6연승을 달리며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도 단 반경기차로 좁혔다. 1위까지 넘볼 수 있는 꾸준한 상승세다.
LG 팬들도 벌써부터 들뜨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초 일찌감치 유광점퍼를 사들이기 시작해 품절 현상까지 빚었다. LG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승패 +14까지 치솟으며 유광점퍼도 추가 주문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김기태 LG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 유광점퍼를 구입하셔도 된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마무리 투수 봉중근도 전반기를 마치기 직전 “가을야구를 하게 되면 지인들에게 유광점퍼를 사비로 사서 돌리겠다”고 공언을 하기도 했다.
유광점퍼의 원조 격인 박용택도 올해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거리낌이 없는 눈치다. 박용택은 최근 길을 걷다가도 팬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저 유광점퍼 샀어요”라는 말이다. 예전 같으면 예민한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올해는 기분이 마냥 좋기만 하단다.
박용택은 “요즘은 길을 가다가도 팬들이 아는 척을 많이 하더라. 차를 타고 지나가다 창문을 열고 ‘저 유광점퍼 샀어요’라고 소리를 지르는 팬들도 부쩍 많아졌다”고 웃었다. 박용택도 미소로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팀 분위기다. 개인 성적도 뛰어나다. 전반기 74경기서 타율 3할2푼5리, 46득점 39타점 4홈런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박용택의 눈에는 올해 LG 팬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도 뿌듯하기만 한 현상이다. 특히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에서도 LG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박용택은 “이번에 올스타전에서 느낀 것은 일단 팀 성적이 좋아야겠다는 것”이라며 “팀 성적이 좋으니까 사인회를 할 때도 우리 팀 유니폼밖에 눈에 띄지 않더라”고 활짝 웃었다.
LG의 가을야구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전반기를 마쳤을 뿐이다.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김 감독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전반기와 변함없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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