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적어도 이번 경기는 우선순위가 달라져야한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조급함을 버리지 못해 벌써부터 열매를 내놓으라는 닦달이 아니다. 홍명보호의 순항을 위해, 안정적인 출발을 위해 중국전은 승리로 매조지가 되어야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중국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0일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으로서는 중국을 잡아야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홍명보호가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에 나선다. 결과가 그리 중요한 대회는 아니지만, 적어도 중국적은 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일단 3년 전의 복수와 함께 중국에 대한 강세를 다시 이어야한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은 중국에게 유독 강했다. 역대전적 16승1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바로 동아시안컵에서 0-3으로 패했고 당시 중국은 이제 공한증에서 벗어났다며 크게 흥분했다. 좋은 징크스는 이어가야한다. 가뜩이나 ACL에서도 K리그 클럽들이 중국클럽에게 고전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확실하게 콧대를 눌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중국은 지난 21일 일본과의 대회 1차전에서 1-3으로 끌려가다 후반 막바지 2골을 몰아치는 뒷심으로 3-3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먼저 선제 실점을 한 뒤 3골을 넣으면서 다소 집중력이 떨어졌던 일본도 지적할 점이 있으나 확실히 중국의 끈기는 높이 살만했다. 외려 2군에 가까운 멤버로 출전한 1차전 상대 호주보다 경계할 부분들이 많다.
사실 상대적인 이유보다는 홍명보호 스스로를 위해 중국전은 승리가 필요하다. 지난 호주전을 통해 무난하게 닻을 올린 입장에서 순풍에 돛까지 달기 위해서는 중국을 잡아야한다. 그래야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렇게 슈팅을 시도하고도 결과물을 얻지 못했으나 호주전에 대한 팬들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내용적으로 충분히 발전 가능성을 보았던 까닭이다. 실제로 골이 터지지 않은 것 빼놓고는 크게 흠잡을 것이 없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이정도면’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금세 반응이 바뀌는 한국 특유의 정서를 생각한다면, 중국전에서는 이길 수 있는 힘까지 보여줘야 편하게 시간을 벌 수 있다. 선수들의 부담이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임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때를 포함해서 한국은 근래 4~5경기 연속으로 시원스런 필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된 골이 없으니 제대로된 승리도 없었다. 더 길어지면 몸이 굳을 수 있다.
동아시안컵 마지막 상대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도 중국전 승리는 필수적이다. 무득점으로 승점 1점을 챙긴 홍명보호는 3-3으로 비긴 일본과 중국에 비해 뒤쳐져있다. 기왕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중국을 잡아야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이 중국을 꺾고 일본이 호주와의 2차전을 잡는다면, 한일전은 결승전 같은 조건에서 펼쳐질 수 있다. 전체적인 대회 흥행이나 축구팬들의 관심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인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축구팬들의 시선이 그만큼 멀어진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내용이 중요하다. 그 속에서 내일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대회다. 하지만, 적어도 24일 중국전은 결과가 중요하다. 그래야 향후 신뢰를 회복하고 경기내용에 집중하기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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