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010년 이전까지, 중국 남자축구에게 대한민국이란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느낌이었다. 1978년 12월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0-1로 패하면서 시작된 중국의 '공한증'은 무려 32년 동안 이어졌다.
중국은 한국과 27번이나 맞붙어 단 1번도 이기지 못했다. 11번 비겼고 16번을 졌다. 갖은 애를 써도 좀처럼 한국을 꺾지 못했으니 두렵기도 했다. ‘공한증’이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이다. 올림픽대표팀 간 전적까지 합치면 더 처참하다. 8전 1무7패. 중국은 한국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다.
동아시안컵이 아니면 만나기도 쉽지 않은 중국축구다. 빌미를 제공한 곳에서 복수까지 해야 한다. 어쩌면 다음 동아시안컵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른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제 도전자는 한국이다. 어쨌든 복수를 해야 하는 쪽은 한국이다. 때문에 어렵사리 얻은(?) 기회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5회 동아시안컵 2차전은 만나기도 힘든 중국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중국과의 최근 A매치는 죄다 동아시안컵이었다. 첫 패배를 당했던 2010년 4회 대회가 28번째 맞대결이었던 것을 비롯해 27번째는 2008년 동아시안컵(3-2 승)이었고 26번째는 2005년 2회 대회(1-1 무)였으며 25번째 만남은 2003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안컵이었다. 동아시안컵이 아닌 무대에서의 마지막 대결은 2000년 아시안컵 3/4위전(1-0 승)과 2002년 4월 월드컵을 앞두고 치렀던 평가전(0-0)이었다.
양국 축구협회가 합의 하에 친선경기를 추진한다면 모를까, 이제는 중국과의 자연스러운 A매치가 쉽지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준 차다. 한국이 중국과 공식대회에서 만날 수 있는 배경은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나 아시안컵 상위 토너먼트 정도인데, 중국이 번번이 중도하차했으니 기회가 없었다.
우리 입장에서 중국은 평가전 상대로서의 메리트도 크지 않다.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한일전이라면 모를까, 수준은 미치지 못하는데 거칠고 부담스러운 중국축구란 훈련 파트너로서도 매력이 떨어졌다. 때문에, 지난 2010년 2월 당했던 0-3 완패의 수모를 갚기 위해서는 24일 경기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최근 A매치 전적은 0-3 한국의 패배로 기록돼 있다. 이전까지 공한증을 만들었건 압도적이었건, 결국 가장 가까운 기록의 의미가 큰 법이다. 어쩌면 다음 동아시안컵까지 기다려야할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ACL에서도 중국 클럽의 세가 커지고 있는 흐름이다. K리그 클럽들이 중국 클럽을 만나 수모를 당하는 일들
중국이 한국 축구에 대한 두려움을 떨친 계기가 바로 동아시안컵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빌미를 제공한 곳에서 다시 두려움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언급했듯, 만나기도 쉽지 않은 중국이다. 만나지도 않는데 계속 우리가 이기고 있는 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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