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민병헌이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병헌은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자진해서 개인 타격훈련에 임했다. 구단에서 예정됐던 연습은 오후 3시. 그러나 민병헌은 이보다 50분이나 이른 오후 2시 10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방망이를 휘둘렀다.
민병헌은 올 시즌 73경기 출장해 타율 3할5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스로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특타를 자청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민병헌의 특타는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모일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한 순간도 손에서 방망이를 내려놓지 않았던 민병헌은 단체훈련이 시작되자 선수단에 합류해 연습을 이어갔다.
올 시즌 73경기 출장한 민병헌은 견고한 타격과 빠른 발로 타율 3할5리(213타수 65안타) 6홈런 35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4월 타율 3할3푼3리, 5월 타율 2할9푼5리, 6월 타율 2할9푼8리, 7월 타율 2할9푼3리로 민병헌의 성적은 훌륭하다.
평소 ‘연습벌레’로 유명한 민병헌은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어도 스스로 만족하는 법이 없다. 잠깐의 휴식시간에도 배트를 잡아 스윙을 했다. 그런 민병헌을 본 김진욱 두산 감독은 체력적으로 걱정이 돼 “너무 열심히 하는 것 아니냐. 쉬엄쉬엄해라”고 말할 정도다.
민병헌은 지난 24일과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야구 잘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민병헌으로선 속상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안타를 치고 싶은 마음에 미리 그라운드에 나와 훈련으로 풀었던 것이다.
민병헌은 “경기 후 다시보기 영상으로 모니터를 했다. 매번 타석에서 서던 자리가 아니더라”며 “치는 건 바깥쪽인데 타석에서 떨어져서 치고 있었다”며 자신의 문제점을 찾아냈다.
날씨의 영향도 있었다. 장맛비로 경기가 우천 취소가 됐고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체력소모가 컸다. 민병헌은 “체력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체력관리를 위해 한약을 먹고 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복합적으로 문제점이 생기니 밸런스가 떨어지고 (타격) 타이밍을 놓치는 것 같다”고 자책했다.
이날 경기 전 맹훈련을 했으나 민병헌은 ‘잠실 라이벌전’인 LG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민병헌은 “쉬는 것도 괜찮다. 코치님들도 나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그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답답한 건 선수 자신이었다. 민병헌은 “타격감이 안 좋기 때문에 출장하지 않으면 마음은 편하다. 그런데 (공이) 잘 안 맞으니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 민병헌은 8회초 우익수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섰다. 8회초 무사 1루에서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이대형의 장타성 타구를 우측 담장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비록 타석에는 서지 못했으나 뛰어난 컨택 능력으로 실점을 막은 호수비로 아쉬운 마음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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