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기다림은 끝났다. 드디어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7일(한국시간)부터 대장정의 서막이 오르는 가운데 축구팬들의 시선이 영국 잉글랜드로 모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밤잠을 설치며 EPL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플레이도 한 몫을 했겠지만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박지성은 국내 팬들이 EPL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 장본인이었다. 박지성은 지난 2005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해 7시즌 동안 줄곧 국내 축구팬들과 주말 밤을 함께하며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다.
박지성은 그간 독보적인 활약으로 EPL 무대를 누볐다. 국내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이제 더이상 그를 EPL무대에서 보기는 힘들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를 EPL 무대에서 볼 수 없다. 변수는 있겠지만, 박지성을 EPL 무대에서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난 시즌 박지성은 퀸즈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지만 ‘무득점’(4도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현재 박지성은 친정팀인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과의 1년 임대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프로 선수생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국내 팬들은 국가대표 축구팀에서 겪었던 ‘허전함’을 EPL에서도 느끼게 될까 걱정하고 있다.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EPL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기우에 불과하다. 박지성을 대신해 새롭게 12번째 프리미어리거로 데뷔하는 김보경(카디프시티)을 비롯해 이번 시즌 EPL에서 활약할 태극전사는 총 4명이다. 지난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재기’를 꿈꾸는 지동원(선더랜드), 박주영(아스널)도 출격만을 기다리고 있다.
"제2의 박지성" 김보경의 활약을 기대해볼만 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제2의 박지성, 김보경이 있어 기대해볼만 하다.
지금껏 국내 팬들에게 박지성의 존재는 독보적이었지만 지난 시즌 EPL에서 그의 활약은 미미했다. 득점 없이 4도움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국내 팬들은 시즌 초반 박지성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으나 실망감을 지울 순 없었다. 프리미어리거보다 손흥민 구자철 등 분데스리거의 활약이 더 커보였던 이유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다르다. ‘제2의 박지성’ 김보경이 선배의 자리를 대신해 기대해볼만 하다.
김보경은 지난 시즌 챔피언십리그(2부리그)에서 맹활약(24경기 출장·2골 1도움)을 떨치며 소속팀 카디프시티의 승격에 일조했다. 앞서 측면 미드필더로 주로 활동했지만, 프리시즌 중에는 본격적으로 중앙 미드필더로도 보직을 변경, 3경기 2골 2도움을 올리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박지성처럼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한 김보경이 과연 이번 시즌 EPL무대에서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을 불러 모은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보다 더욱 공격적인 역할로 득점포를 가동할 태세다. 사진= MK스포츠 DB |
▲기성용, 득점 터질 수 있을까?
기성용의 득점을 기대해 보는 것도 EPL를 즐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지난 시즌 기성용은 주로 수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심지어 팀의 주축 센터백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를 전담하기까지 했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를 조율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지난 시즌(37경기, 무득점·4도움) 공격포인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전담 키커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팀을 리그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스완지시티가 지난 시즌 주전이었던 리온 브리턴 외에도 조나단 데구즈만, 케미 아구스틴, 호세 알베르토 카나스, 존조 셸비 등을 추가로 영입해 기성용에게는 험난한 주전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리그와 FA컵, 컵대회, 유로파리그까지 겸해야하는 이번 시즌인 만큼 기성용에게도 많은 출전기회가 주워질 것이다. 또한 프리시즌 중 기성용은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지휘아래 기성용이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돼 이번시즌 득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과 지동원은 소속팀 정착을 위해 "한 방"이 필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
▲ ‘절치부심’ 지동원-박주영 ‘반전’ 계기 마련할까?
임대 복귀한 지동원과 박주영은 이번 시즌 원 소속팀에서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
원소속팀 선더랜드에서 입지가 불안했던 지동원은 올 1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시즌 5골을 넣으며 팀을 강등위기에서 구출했다. 새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을 타진해봤지만 끝내 복귀를 결정했다. 파울로 디 카니오 선덜랜드 감독은 지동원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이적을 막은 사실은 고무적이지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간판 공격수 스티븐 플레처는 부상으로 9월 출장을 기다리고 있고, 최근 영입한 미국 국가대표 조지 알티도어는 네덜란드리그 AZ 알크마르에서 67경기 38골을 터뜨린 걸출한 공격수다.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 때만큼의 주전 자리를 확보하려면
박주영 역시 위기다. 박주영은 사실상 아스널의 전력 외로 분류된 상황이라 더욱 험난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시즌 박주영은 셀타 비고에서도 초반 활약과는 달리 24경기 4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박주영은 그를 외면한 벵거 감독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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