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투수들이 잘 던진 거예요.”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단체 스포츠인 만큼 그라운드에 서는 선수들 뿐 아니라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까지 합심해야 한다. 특히 투수와 포수와의 관계는 더 각별하다.
허도환은 뛰어난 투수 컨트롤 능력과 도루 저지로 팀의 활력소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들을 이끈 건 넥센의 안방마님 허도환이었다. 허도환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적절한 볼 배합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구종을 주문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투수들이 잘 던진 것이다”라며 투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허도환은 “아무리 최고의 포수인 박경완 선배가 포수 마스크를 쓰더라도 투수들이 못 던지면 이길 수 없다. 팀이 연승할 수 있었던 데에는 투수들이 잘 던졌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허도환은 “야구가 그런 것이, 1년 내내 잘 던질 수 없다. 최근 밴 헤켄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1일 한화전에서 던진 공은 밴 헤켄의 원래 궤도였다. 잠시 쳐졌다 다시 올라온 상태다”라며 흡족해했다.
경기 중 허도환은 투수들에게 다양한 사인을 낸다. 작전상의 사인도 있지만, 대부분 ‘파이팅 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다. 그래도 투수가 마음을 잡지 못하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어깨를 두드리며 힘을 불어 넣어준다. 투수들의 감정까지도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있다.
“투수들이 평정심을 찾을 수 있도록 템포를 끄는 것이다”라고 말한 허도환은 “스스로 볼배합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시간을 끌어준다. 그러면 나는 다음 타자에 대해 경기 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다음 구종 등을 제안하고 투수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허도환은 적극적인 경기 운용으로 투수를 리드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도루 저지율 3위(0.268), 단독스틸 1위(59개)인 허도환은 “김동수 배터리 코치님께 밸런스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이를 바탕으로 연습했다. 그러니 정확성이 높아지고 힘이 전달돼 빠르게 잡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또 한 번 투수들에게 공을 돌린 허도환은 “투수들이 퀵 모션을 빠르게 해 나에게 상황을 전달해준 덕분에 도루를 저지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비에서는 일가견 있는 허도환이지만, 그에게도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시즌 타율 2할2푼3리로 공격에 있어 아쉬운 부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허도환은 “나는 수비형 포수다. 하지만 공격에도 욕심이 있
팀의 안방마님으로서 넥센의 4강행 열쇠를 쥔 허도환은 “기분 좋게 생활하려 한다”는 긍정 마인드로 매 경기에 다부진 각오로 임한다. 팀의 상승세와 직결된 허도환의 리드가 넥센을 가을 축제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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