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쓰자니 아쉬운 점이 있고 안 쓰자니 뚜렷한 장점이 너무 아깝다. 딜레마다. 계륵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공격수 김신욱을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의 고민이 꽤 깊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페루와의 평가전에 나설 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허리라인 아래로는 연속성에 중점을 두었고 전방 공격라인은 변화를 꾀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활용법에 대해서 좀처럼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단 ‘잠시 대기’를 외친 홍명보 감독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반면 공격진에는 변화가 있었다. 임상협(부산) 이근호(상주) 서정진(수원) 조찬호(포항)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등 새 얼굴들이 적잖이 가세했다. 홍명보 감독은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동아시안컵에서 나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기대를 가질만한 선수들이 많다”는 말로 새로운 변화를 도모했음을 밝혔다.
뉴 페이스의 가세와 함께 기존 공격수들 중 일부는 고배를 마셨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신욱의 탈락이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단 한 번의 선발출전도 없이 모두 후반에만 교체로 투입됐던 김신욱이 이번에는 숫제 엔트리에서 빠졌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을 배제시킨 이유를 에두른 표현으로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일단 “김신욱은 월드컵 최종예선은 물론 현재 K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 역시 동아시안컵에서 함께 하며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판단을 내렸다. 기본적인 검증은 끝난 선수”라고 칭찬한 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중요한 대목은 다음이다.
홍 감독은 “김신욱이 들어오면 단순한 플레이가 나오게 된다”는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본인의 전술적인 의도와는 상관없이, 워낙 신장이 좋아 소위 말하는 ‘뻥’ 축구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뜻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의 능력은 검증이 됐고, 장점도 분명하다. 그것을 살리는 것은 좋으나 지금은 궁극적인 전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경기 종료 15분 전에 우리가 하고자하는 전술을 상대에게 알려주면 치명적일 수가 있다”는 설명은 보다 직접적인 속내였다. 경기 막바지에 장신 공격수를 이용해 ‘한방’을 노리는 전술은 그야말로 피치 못할 때 꺼내드는 고육책이 되어야한다는 뜻이다.
김신욱이라는 축복받은 하드웨어의 공격수는 분명 뚜렷한 장점이 있고 이는 홍명보 감독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잘못 기용했을 때는 손해가 있다는 것도 함께 확인했다. 그래서 고민이다. 아직 어떤 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는 판단이 서지 않은 모양새다.
적어도 페루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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