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시작이 반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올 여름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이 2013-14시즌 최고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적 후 공식 첫 경기(DFB 포칼 1라운드)에서 첫 골을 터뜨린데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최고였다. 엄지를 들 정도로 으뜸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밤(한국시간) 열린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홈구장인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프라이부르크전에서 후반 1분 골을 넣어 레버쿠젠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DFB 포칼 1라운드에 이어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이를 훌훌 털어버리며 최고의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키슬링, 샘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룬 손흥민은 유기적인 호흡과 함께 빠른 침투 플레이를 펼치며 레버쿠젠의 공격을 주도했다. 완벽했고 환상적이었다.
이날 손흥민의 플레이는 군더더기 없었다. 골도 골이지만, 레버쿠젠의 삼각편대 일원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후반 1분 샘과 함께 프라이부르크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면서 골을 만드는 과정은 최고였다. 6분 뒤 샘의 추가골 과정도 공격 전개는 비슷했다. 샘이 골을 도왔느냐, 직접 넣었느냐의 차이였을 뿐이다. 그만큼 새 동료들과 호흡이 척척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기실 부담스러운 경기일 수 있었다. 레버쿠젠 역대 최고 이적료로 입단한 손흥민은 그 가치를 보여줘야 했다. 또한, 첼시로 떠난 쉬를레에 대한 향수도 잊게 만들어야 했다. 팀 승리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잘 해야 했다. 제 아무리 싱글벙글 웃는 손흥민이라도 부담이 컸을 터다.
첫 술을 잘 떠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바이아레나를 찾은 홈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고의 출발이었다. 12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했던 지난 시즌에도 리그 개막 후 3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리그 첫 경기부터 골을 터뜨렸다.
처음은 아니다. 2010-11시즌과 2011-12시즌에도 자신의 리그 첫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광풍’은 아니다. DFB 포칼부터 2경기 연속 득점포다. 이는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4시즌 동안 처음이다. 절정의 득점 감각을 선보이면서 테이프를 잘 끊었다. 단 2경기지만 ‘제2의 차붐’을 기대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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