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대나무가 쪼개지듯 거침이 없다. 디펜딩 챔프의 저력이 드디어 발휘되는 모양새다. 정규리그 7연승과 함께 FC서울은 포항, 울산에 이어 리그 3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 속에 12위까지 떨어졌던 때를 생각한다면 놀라운 반전이다.
좀처럼 지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다. 말이 쉽지, 7경기를 연속해서 승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모든 종목이 다르지 않겠으나 무승부가 빈번한 축구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조심스럽게 정상탈환도 점쳐지고 있다.
시즌 초반 크게 휘청거렸던 FC서울의 파죽지세가 무섭다. 7연승보다 더 주목할 것은 6경기 연속 1골차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서울은 성남전 이후 전남(2-1) 강원(1-0) 제주(1-0) 수원(2-1) 인천(3-2) 그리고 15일 대전(3-2)과의 홈경기까지 모두 1골차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단순히 1골 차라 ‘짜릿한’이란 수식어를 붙인 게 아니다. 대부분 드라마틱했다.
종료직전 PK를 허용해 허망하게 승리를 날리는듯했던 제주전은 김용대의 선방과 함께 1-0 승리로 휘슬소리를 들었다. 라이벌 수원과의 ‘슈퍼매치’는 2무6패의 절대 열세를 끊어내던 중요한 승리였다. 그리고 이어진 인천, 대전과의 펠레스코어 승리는 모두 2-2 상황에서 종료직전 결승골이 터져 만들어낸 것이다. 그야말로 짜릿한 승리의 연속이다.
물론 정상에 올랐던 지난 시즌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힘은 떨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그런 점이 없지 않다. 작년만큼의 강력함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6경기 연속 1골차 승리다. 상대가 서울을 다 파악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음에도 결국 승리를 거두는 쪽은 서울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서울극장’이라는 말과 함께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서울극장’은 종료 직전 극적인 골로 결과가 바뀌는 경기들이 하도 많아서 생긴 신조어다. 서울의 한 선수가 “괜한 호들갑인 것 같아서 말이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질 것 같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비기고 끝날 것 같지도 않다”고 말한 것처럼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 서울 경기의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결국 이기는 자가 강한 자다. 최용수 감독은 “시즌이 끝났을 때는 승점 1점이 골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된다”는 말을 전했다. 그 소중한 1골들이 모여 7연승을 만들었다. 올 시즌은 어렵다는 평가가 나돌던 디펜딩 챔피언의 시선은 지금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