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가 필요한 홍명보 감독과 자신의 스타일을 활용해 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손흥민이 만난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적임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첫 만남이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서 독일로 출국했다. 공언한대로 손흥민과 구자철, 박주호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함이다.
공격수가 필요한 홍명보 감독과 자신을 활용해줄 지도자가 필요한 손흥민이 만난다. 대장과 대세의 첫 만남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중요한 선수들이다. 홍명보호 출항 이후 4경기에서 단 1골을 뽑아내는 것에 그쳤던 만큼 손흥민을 비롯해 유럽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들의 도움은 절실한 상황이다. 구자철은 공격의 단초가 되어야할 선수다. 하대성 이명주 등 중앙MF들은 좋은 평가를 받은 상황이지만 원톱 아래에서 지원사격을 해줘야했던 2선 공격수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구자철이 위치할 곳이다. 왼쪽 풀백 박주호 역시 중요한 자원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김진수와 김민우 등과의 선의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먼저 한국시간으로 17일에 열리는 슈투트가르트와 레버쿠젠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지난 10일 2013-14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레버쿠젠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른 손흥민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경기인데, 홍명보 감독이 보는 앞에서의 경기라 더 흥미로워졌다.
홍 감독은 “이제껏 손흥민을 만나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할 것”이라는 말로 특별한 대상은 아니라는 뜻을 명확히 했으나 팬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손흥민에게 향하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의 관심이다.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홍명보호의 상황이 하나요, 지금껏 대표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손흥민의 상황이 둘이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총 40회의 슈팅 시도 중 1골만을 뽑아냈던 홍명보호는 페루전에서도 15번이나 슈팅을 날렸으나 무위에 그쳤다. 55회 슈팅에 1골. 문제가 심각한 결정력이다. 때문에 시선은 유럽파들에게 향하고 있다. 유럽파 중에서도 현재 ‘대세’는 확실히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까지 함부르크 소속이었던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레버쿠젠은 자신들의 역사상 가장 높은 이적료인 1000만 유로(약 150억원)을 지불하면서 손흥민을 모셔갔다. 그리고 손흥민은 곧바로 개막전에서 골을 터뜨리면서 구단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현재 대세는 손흥민이고 이는 곧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전임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때까지,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입지는 작았다. 마치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은 삐걱거렸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소속팀과는 다른 역할에 따른 혼란일 수도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맞지 않았다. 때문에 홍명보호와의 궁합에 관심이 향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파들을 점검하는 동시에 우리 팀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설명해 줄 것”이라는 말로 서서히 불러들일 채비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에게 확실한 골잡이는 절실하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손흥민이 가능성 높다.
손흥민 역시 자신을 잘 써줄 대표팀 감독이 필요한 때다. 본인이 아무리 날고 긴들, 지
결국 서로가 서로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첫 만남이다. 과연 기다렸던 인연이 될 수 있을 것인지, 홍명보 감독은 24일 구자철과 박주호의 대결을 지켜본 뒤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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