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한화 이글스가 지긋지긋한 LG 트윈스전 6연패 사슬을 끊고도 웃지 못했다. 친정팀 LG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된 추승우 때문이다.
한화는 16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투수 유창식의 호투와 불펜의 완벽 방어로 2-1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올 시즌 LG에 유독 약했다. 시즌 1승9패. 전날 7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며 독이 바짝 올라있었다. 이날 승리로 LG전 2승째를 거둔 한화는 최근 3연패, LG전 6연패, 잠실전 7연패 삼종 사슬도 함께 끊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경기, 7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엄태용의 좌전안타때 1루주자 추승우가 3루까지 내달리다가 부상을 입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들것에 옮겨지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공수 집중력도 LG를 앞섰다. 고동진은 3회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를 상대로 2사 3루서 결승타를 때려내며 초반 기세를 잡았고, 이양기는 6회 1사 1, 2루서 적시타를 터뜨리며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한화는 4회와 5회 각각 3루수 이대수와 1루수 추승우의 호수비가 나오면서 유창식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8회 이병규의 큼지막한 타구도 중견수 고동진이 깔끔하게 처리하며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김응용 한화 감독은 “유창식과 김혁민이 잘 던져줬고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어줬다”고 짧게 승리 소감을 전했다.
또 김혁민은 “어제도 역전패를 했기 때문에 꼭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악물고 던졌다”며 남달랐던 각오를 밝혔고, 유창식도 “후반보단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앞선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한 것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2군에서 많은 볼을 던졌고 러닝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남은 경기 계속 좋아지는 피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는 이기고도 크게 웃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내야수 추승우를 잃었다. 추승우는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2-1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좌전안타를 때린 뒤 1사 후 엄태용의 안타 때 2루 베이스를 도는 과정에서 오른 발목 부상을 당해 쓰러졌다.
경기는 진행 중이었지만, 다시 일어서서 뛰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다. 결국 추승우는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검진 결과 상태는 심각했다. 우측 첫 번째
이날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추승우는 5회에도 다이빙캐치 호수비를 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안타까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백업 자원이 부족한 한화는 추승우의 부상으로 이겨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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