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꿈의 무대’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한 마지막 관문, 하지만 가장 힘겨운 상대를 만났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우승트로피(7회)를 차지한 AC 밀란(이탈리아)이었는데, 예상을 깨고 우세한 경기를 펼친 박지성의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이다.
에인트호벤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안방에서 열린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AC 밀란과 1-1로 비겼다. 전반 15분 엘 샤라위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파상 공세를 펼친 끝에 후반 15분 마타브즈가 동점골을 넣었다.
PSV 에인트호벤은 21일(한국시간)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AC 밀란과 1-1로 비겼다. 사진=PSV 에인트호벤 홈페이지 캡쳐 |
그렇지만 AC 밀란보다 더 대단한 경기력을 뽐낸 에인트호벤이었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부술 듯 엄청난 기세를 보이며, AC 밀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나마 후반 에인트호벤의 공격 파괴력이 약해지면서, 망신은 피한 AC 밀란이었다.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에인트호벤은 경기 내내 강한 압박과 빠른 경기 템포로 AC 밀란을 괴롭혔다. 아니, 압도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전반 45분 동안 슈팅수가 14-3이었다. 유효슈팅도 6-1로 크게 앞섰던 에인트호벤이다.
하지만 쉽게 AC 밀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에인트호벤에겐 AC 밀란 골키퍼 아비아티의 신들린 선방과 크로스바 강타 같은 불운도 따랐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지나치게 ‘강하게, 강하게’만 추구했던 스타일도 한 이유였다. 완급 조절 없이 몰아붙였고, 서두르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공간이 생기면 지체없이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겹겹이 쌓은 수비벽을 느슨하게 하기 위해 자주 시도했을텐데, 에인트호벤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보다 침착하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AC 밀란의 관록은 무시할 수 없었다. 움츠렸던 AC 밀란은 효율적인 역습으로 ‘한방’을 과시했다. 전반 15분 아바테의 오른 측면 크로스에 이은 엘 샤라위의 헤딩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1분 뒤에는 발로텔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은 AC 밀란의 뜻대로 풀렸다. AC 밀란의 관록에 당한 에인트호벤이었다. 그리고 리드를 잡은 AC 밀란은 후반 들어 숨겼던 발톱을 꺼냈다. 보다 공격적으로 올라선 것. 그러나 이는 에인트호벤에게 좋은 기회였다.
맞불을 펼친 에인트호벤은 후반 15분 동점골을 넣었다. 브루마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을 아비아티가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걸 마타브즈가 쇄도해 헤딩 슈팅으로 집어 넣었다.
1-1 동점이 된 뒤, 서두른 건 AC 밀란이었다. 그러나 발로텔리, 엘 샤라위 등의 슈팅은 번번히 골문을 벗어났고, 약속된 세트피스 공격에서 헛발질을 하는 등 그들 답지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반면, 기세가 오른 에인트호벤은 더욱 뜨겁게 AC 밀란을 몰아붙였다. 아쉬움은 더 컸다. 후반 30분 베이날둠의 칼날 크로스를 레키크가 노마크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올 시즌 공식 경기 5연승을 내달린 에인트호벤이었다. 그리고 진짜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는데, 그들만의 경기를 유감없이 펼쳤다. 큰 경기 경험은 없었지만,
한편, 1차전을 1-1 무승부를 기록한 에인트호벤은 오는 29일 원정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본선 조별리그에 진출한다. 0-0으로 비길 경우,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탈락해, UEFA 유로파리그로 이동한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