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그동안 못했으니까….”
LG 트윈스 투수 유원상(27)이 가을야구를 향한 독기를 잔뜩 품었다. 최근 달라진 구위가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확실히 달라졌다. 구위보다 마음가짐이다,
유원상은 지난 22일 1군에 복귀해 3경기에 나섰다. 복귀 당일 문학 SK전에서는 1이닝 2실점을 했지만, 이후 23일 문학 SK전과 27일 잠실 넥센전 2경기서 4⅓이닝 13타자를 상대로 퍼펙트를 기록했다. 구속도 140㎞대를 넘나들었고, 슬라이더도 예리해졌다. 지난해 특급 셋업맨으로서의 향기가 풍겼다. 유원상 스스로도 “직구 구속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 나도 놀랐다”고 자평했을 정도다.
LG 트윈스 투수 유원상이 지난 22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 복귀해 마운드에 섰다. 그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사진=옥영화 기자 |
2군에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유원상은 “2군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 폼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공이 더 느려진 것 같다. 차명석 코치님이 킥킹을 더 빠르게 하고 팔 스윙을 간결하게 하라고 주문하셨다.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단거리를 많이 뛰면서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훈련의 결과가 1군 무대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 SK 복귀전 때도 팔 상태가 너무 좋아 직구 승부를 계속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유원상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는 “아직 작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더 집중하고 잘해야 한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2군에 있으면서 한층 성숙해진 느낌이다.
유원상은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이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 기대감이 더 크다. 그는 “가을야구는 한화 때 이후 7년 만이다. 이번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면 재밌을 것 같다. 자주 나가서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며 웃다가도 “그동안 못했으니까, 가을야구 때 만회를 해야 한다”고 독을 품었
LG는 최근 5경기서 1승4패로 부진했다. 지난 28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믿을맨’ 이동현이 박병호에게 역전 결승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지친 불펜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유원상의 복귀가 절실한 타이밍이다. 김 감독도 “유원상은 힘이 좋으니까 중요한 대목에 해줘야 한다”며 마지막 스퍼트의 히든카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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