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전북현대의 만남은 ‘소문난 잔치’였다. 최근 4시즌 동안 각각 2번씩 K리그 우승을 나눠가진 진정한 강호들의 맞대결이었다. 2009년 전북을 시작으로 2010년 서울, 2011년 다시 전북에 이어 지난 시즌 서울까지, 근래 K리그의 정상은 오직 서울과 전북에게만 허락됐다.
‘챔피언스 매치’라 불린 배경이다. 최근의 상승세까지 비슷했다. 나란히 시즌 초반 갈지 자 걸음을 걸었으나 어느새 2위(전북)와 4위(서울)까지 치고 올랐다. 중후반부터의 페이스 덕분이다. 전북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7승2무1패이고 서울은 7승1무2패다. 두 팀 모두 8경기 연속무패 행진 중인데, 여기서는 서울(7승1무)이 전북(6승2무)보다 조금 앞섰다.
역시 저력의 강호들이었다. 시야에서 사라졌던 서울과 전북이 결국은 돌아왔다. 올 시즌도 두 팀을 빼놓고 우승을 논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 MK스포츠 DB |
두 팀 모두 올 시즌은 쉽지 않아 보였다. 정식감독 부임 후 첫해에 정상에 올랐던 최용수 감독에게도 2년차 징크스는 있어 보였고,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최강희 감독도 시즌 중에 팀을 바로 세우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전북과 서울은 ‘강호의 저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전은 저력(底力)의 뜻을 ‘속에 간직하고 있는 든든한 힘’이라 표현하고 있다. 뿌리가 튼튼하면 결국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설명했듯, 올 시즌 적잖이 흔들렸으나 결국 쓰러지진 않았던 전북과 FC서울의 저력이 결국 K리그 클래식 판도의 중심으로 올라섰게 했다. 그리고 28일 맞대결은 왜 두 팀이 최근 4시즌 동안 각각 2번씩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 힘을 보여주었다.
각각 ‘닥공(닥치고 공격)’과 ‘무공해(무조건 공격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과감하고 적극적인 전형으로 서로를 상대했다. 홈팀 서울도, 원정팀 전북도 어떤 식으로든 승부가 갈리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애초의 베스트라인업도, 후반 투입된 교체카드도 모두 공격 쪽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선배 최강희 감독도, 후배 최용수 감독도 고집스럽게 ‘공격’을 외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닥공도 무공해도 빛이 바랬다. 창이 무뎌서가 아니라 창만큼 대단한 각각의 방패 때문이다. 한 골씩 넣기는 했으나 온전한 필드 플레이로 나온 것은 없었다. 공히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세컨볼을 집중력을 가지고 넣은 득점이었다. 닥공은 서울의 수비에 막혔고, 무공해 역시 전북의 벽을 쉽게 뚫지 못했다.
두 팀은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더 부각됐을 뿐, 못지않은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서울은 최근 7승1무 파죽지세를 타는 동안 6실점(15골)만을 허용했다. 짠물수비였다. 최근 10경기에서 8실점(22골)에 그친 전북이 다르지 않다. 많이 넣었기에 많은 승리를 챙겼으나, 넣은 것보다 덜 내줬던 수비력의 공도 빼놓을 수가 없다는 지표다.
공격력은 화려하고 수비력은 단단한데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지까지 강하다. 승리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팀보다 강한 이들이 바로 서울과 전북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던 양팀 선수들은 종료휘슬이 울리자 거의 모두 필드 위로 쓰러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축구팬들이 오랜만에 승부다운 승부를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최선’이었다.
시야에서 벗어난 느낌이었는데 정작 중요한 시점에 이르러 돌아온 모양새다. 본격적인 우승경쟁은 스플릿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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