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전성민 기자] 황덕균(30, NC 다이노스)은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3번)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1군 마운드가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마운드를 밟기까지 11년 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11년 간 야구공을 놓지 않은 황덕균은 마침내 1군 마운드 위에 섰다.
황덕균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2-8로 뒤진 7회말 황덕균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1군 데뷔 첫 번째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았다. 하지만 이후 결과가 좋지 못했다. 정상호에게 볼넷, 한동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이어 폭투로 주자 두 명에게 한 베이스씩을 더 허용했다. 김성현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한 황덕균은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황덕균의 어깨를 툭툭 쳤다. 결국 그는 정성기와 교체 됐다.
![]() |
황덕균이 1군 데뷔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2002년 두산에 입단한 황덕균은 2004 시즌을 앞두고 방출됐다. 그는 야구 지도, 막노동을 하며 돈벌이를 했다. 그 와중에도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과 경기를 하며 야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자 기회가 찾아왔다. 2011년 1월 일본프로야구 독립리그 간사이리그 서울 해치에 입단한 황덕균은 스프링컵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다. 같은해 황덕균은 NC의 공개 트라이 아웃에 참가해 합격했다.
2012 퓨처스리그에서 황덕균은 필승조로 뛰며 10승3패 평균자책점 3.30을 마크했다. 황덕균은 지난 9월5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8일 감격적인 1군 데뷔전을 가졌다. 다음주 득남을 하는 황덕균에게는 의미 있는 등판이었다. 그의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11년 만에 빛을 본 것이다.
경기 후 황덕균은 “11년 만에 1군에 올라왔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잘하고 싶었는데 너무 떨렸다.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꿈이었던 1군 무대에 올라와 매우 좋았다.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메이저리그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데뷔전이 있었다. 한국
황덕균과 임창용 야구 하나만 보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선수의 데뷔전은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ball@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