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이티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앞으로는 앞선 경기에서의 부족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경기를 치르길 원한다”면서 “아이티전에 나선 선수들 중에서 선별을 거쳐 더 강한 멤버로 크로아티아전을 준비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특별할 것 없는 발언처럼 보이나 제법 의미 있는 변화를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이젠 소집된 인원을 모두 활용하는, ‘실험을 위한 실험’으로 경기를 치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처럼 1차전 멤버와 2차전 멤버를 전혀 다르게 구성했다가 다시 3차전에서 새로운 팀으로 나가는 등 그야말로 ‘실험’에 초점을 맞춘 운영은 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였다. ‘정예멤버’를 가리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한 발언이었다.
크로아티아전은 홍명보 감독이 ‘매의 눈’으로 선별한 정예부대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더 이상 ‘실험을 위한 실험’에 방점을 찍지 않겠다는 홍명보 감독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아이티전에서 홍명보 감독은 모두 14명의 선수를 가동했다. 김승규(GK) 박주호 홍정호 김영권 김창수(이상 DF) 하대성 이근호 이명주 고요한 손흥민(이상 MF) 지동원(FW)을 선발로 넣었고 후반 시작과 함께 이용 이청용 구자철이, 후반 중후반에 한국영과 김보경을 투입해 테스트했다. 왼쪽 풀백자원 윤석영(QPR)을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두 확인한 셈이다.
아이티전과 크로아티아전을 위해 부른 24명 중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치른 5경기에 단 한 번도 실전에 나서지 못한 선수는 골키퍼 김진현과 중앙수비수 곽태휘 등 2명뿐이다. 요컨대, 볼 수 있는 선수들을 모두 확인했고 따라서 직간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판이 깔렸다. 더더욱 크로아티아전 출전명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비록 모드리치와 만주키치 등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김이 빠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크로아티아는 강호다. 지금껏 홍명보호가 상대했던 호주 일본 중국 페루 아이티보다는 강한 상대다. 냉정한 홍명보호의 현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잣대라는 측면에서 홍명보 감독 역시 가능한 ‘최정예’로 팀을 꾸릴 공산이 크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첫 승리이자 골 가뭄을 해소하는 4골이 터지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아이티전 후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외려 이전 경기들보다 부족한 면들도 있었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크
홍 감독 입장에서도 더 이상 ‘자원들의 확인 및 실험’이라는 비빌 언덕을 사용하기 곤란한 때가 왔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정예멤버’라 부를 수 있는 라인업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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