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 한국대표팀은 4-1로 승리했다. A매치에서 한국이 4골이나 넣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덕분에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5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물’은 퍽이나 만족스럽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도, 많은 팬들도 그리 후한 점수를 주지 못했다.
결과는 좋았으나 내용이 그리 탐탁지 않았던 탓이다. 손흥민의 선제골은 개인기의 힘이었고, 후반 3분 만에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이은 페널티킥이 아니었다면 이후 3골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경기력이었다. 평가전인데 상대 선수 1명이 퇴장 당한 것도 썩 좋은 그림은 아니었다. 이런 와중에 나온 골들이라 시원하게 갈증이 해소되진 않았다.
지동원은 컨디션 난조를 보였고, 구자철의 전방배치는 결국 고육책이다. 확실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모양새다. 크로아티아전에서의 홍명보 감독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사진= MK스포츠 DB |
지동원은, 스스로 “몸이 너무 무거웠다”고 말했고 홍명보 감독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답답한 몸놀림을 보였다. 자신감이 현격히 떨어진 모습이었고, 심지어 두려워한다는 인상을 받았을 정도다. 최전방에 무게감 있는 공격수가 없다는 지적 속에서 큰 기대감으로 지켜봤던 지동원이기에 실망감도 컸다.
지동원 카드가 실패하자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을 전방으로 전진배치 시키는 ‘변칙전술’을 가동했다. 일각에서는 소위 말하는 ‘제로톱’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아이티전이 끝난 뒤 “하나의 옵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유가 있는 경기였기에 편하게 실험해본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부러 속내를 감췄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어쨌든 ‘정상패턴’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누누이 “내가 추구하는 전술은 기본적으로 최전방에 원 스트라이커가 배치되는 것”이라는 뜻을 밝혀왔다. 전방에 좋은 공격수가 있다면, 2선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에게 굳이 어색한 옷을 입히는 것은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결국 아이티전에서도 ‘결정력’에 대한 궁극적인 답은 찾지 못한 홍명보 감독이다. 지금까지 잘했던 수비라인이 여러 차례 실수를 보였고, 꽤 높은 점수를 받았던 하대성-이명주 중원조합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으며, 유럽파들이 새로 가세하면서 전체적인 호흡이 삐걱되는 등 잘못된 점들이 ‘분산’돼 직접적인 지적은 많지 않았으나 결국 아이티전에서도 전방은 부실했다.
때문에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꺼내들 ‘최전방’ 카드가 더 궁금해지고 있다. 정상적 형태의 ‘원톱’ 자원으로 불러들인 공격수는 지동원과 수원 소속의 조동건 정도다. 지동원에게 만회의 기회를 줄지, 아니면 조동건이 대안이 될 것인지, 혹은 또 다른 ‘변칙’을 구사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스포츠다. 판정승이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