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재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프로야구 안팎에서 경쟁 과열 구도를 벌이고 있다. 라이벌전의 명승부를 위해선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 신변 위협에 노출된 선수들만 위험하다.
LG 트윈스는 페넌트레이스 막바지인 9일 현재 65승46패를 기록하며 삼성(62승2무45패) 라이온즈를 1경기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라있다. 지난 7, 8일 주말 잠실 삼성-LG전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였다. 라이벌전답게 1승1패를 나눠가졌다. 이틀 동안 순위도 뒤바뀌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지난 8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삼성 배영수가 3회 초 김상수의 도루실패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 7일 잠실 LG전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다 한 LG팬으로부터 뒷머리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올 시즌은 LG가 달라졌다. LG는 무서운 돌풍으로 ‘신바람 야구’를 일으키며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넘어 1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는 삼성과 10여년 간의 불명예를 씻으려는 LG가 맞붙으며 찐한 라이벌전이 형성되고 있다.
명승부가 되어야 할 라이벌전도 엇나가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여야 하는데 안팎에서 나오는 논란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팬들도 불이 붙었다. 서로 물고 뜯으며 감정적으로 상대를 비하하는 분위기다. 잘못된 팬심이 커지면서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7일 경기 후 삼성 투수 배영수가 야구장을 빠져나가 버스에 오르는 길에 한 LG 팬에게 폭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8일 경기에서는 LG 외국인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배영섭의 머리에 공을 맞히는 아찔한 상황도 일어났다. 다행히 긴급 후송된 배영섭은 정밀진단 결과 몸 상태에 이상이 없어 최악의 사태는 막았다. 하지만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만약 삼성과 LG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상대 팬들이 장내‧외에서 보복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 선수 보호를 위한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삐뚫어진 팬심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는 이미 과거에 수많은 경험 사례를 통해 알고 있다.
일단 LG는 이번 배영수 팬 폭행 사태 이후 잠실구장 경호 태세를 강화했다. 실제로 7일 15명이던 경호원을 8일 경기에서는 30명 수준으로 늘렸다. LG 구단 관계자는 “일부 몰상식한 팬들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원정 팀들의 안정화를 위해 경호를 강화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정 선수단 보호에 대한 대비책은 나머지 구단들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원정 선수단이 야구장에서 버스까지 가는 길에 경호원이 배치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겨우 보호를 하는 것이 펜스를 설치해 놓은 것 정도다. 지방 구장에서는 이조차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정 선수들은 언제든 신변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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