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기윤 기자]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박기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대회 마지막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대표팀은 6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박 감독의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출전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박 감독의 의지가 확고했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구입한 휠체어를 타고 벤치를 지키기로 했다.
박 감독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결승진출이라는 값진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제 마지막 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다. 끝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박기원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휠체어에 앉아있다. 사진= 대한배구협회 제공 |
박 감독의 결정에 대표팀 사기도 크게 올랐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감독님이 벤치에 앉아 계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지만 결승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중국과의 대회 4강전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주심의 잘못된 판정에 항의하던 박 감독은 코트 가장자리 경사진 부분에 왼쪽 다리가 걸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박 감독은 정밀검사 결과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지 의료진은 수술을 권유했지만 박 감독은 거부했다. 이란과의 결승전을 지켜본 뒤 선수단과 함께 입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술은 한국에서 받을
심범수 팀닥터는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기에 나서겠다는 감독님의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며 "일단 병원 치료를 통해 왼쪽 다리를 완전히 고정시켜뒀다. 관리만 잘 한다면 상태가 더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과의 결승전은 이날 오후 11시30분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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