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역사상 이보다 더 극적인 2위는 없었다. 뒤집고 뒤집힌 플레이오프 직행 결정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드라마는 기적과 같았다. 그 감격의 중심엔 10년의 한을 푼 LG 트윈스가 있었다. 그리고 기적의 드라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LG는 지난 5일 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2위로 128경기를 마감하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 감동을 넘어 16년 만의 2위 꿈을 이뤄냈다. 정규시즌 최종일 경기 종료와 함께 결정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16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LG 트윈스 선수들이 감격적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는 4강권 후보의 언저리 어딘가에 있었다. 수차례 고비를 넘기며 업다운을 반복했다. 6월 이후 신바람 야구로 돌풍을 이끌면서 가을야구를 확정했지만 그 누구도 기뻐하지 못했다. 그들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흔들리면서 따가운 눈총을 또 받아야 했다. 이미 LG를 제외한 8개 구단의 팬들에게 LG는 공공의 적이 되어 있었다. LG 선수들은 “우리는 충분히 잘했다. 가을야구의 꿈도 이뤄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잘하고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애써 마음을 다잡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LG는 끝내 불가능할 것 같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뤄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주위의 불편한 시선을 이겨낸 값진 성과였다.
LG는 베테랑 선수들 몇 명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시즌 막판 순위 결정전의 긴장과 압박감은 엄청난 경험이었다. 포스트시즌 예행 연습과 같은 소득이었다.
LG는 오는 16일부터 22일까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른다. 8일부터 14일까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갖는 넥센 히어로즈(3위)와 두산 베어스(4위)의 승자와 맞붙는다.
LG는 보름의 시간을 벌었다. 그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몸을 추스를 수 있다. 특히 LG의 중심을 이루는 투타 베테랑들로서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적 여유다.
LG의 마운드는 시즌 막판 과부하에 걸려 크게 흔들렸다. 선발과 불펜 모두 페이스를 잃었다. 타선도 지쳐 있었다. 베테랑들은 잦은 부상을 참고 버텼고, 풀타임을 처음 소화하는 젊은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힘겨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에서 시즌 중반 돌풍을 이끌던 신바람 야구가 되살아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128경기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기를 이겨낸 뒤 얻은 자신감은 그 가치가 다르다.
LG는 반사 이익도 얻었다. 최종일 삼파전에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친 넥센과 두산은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최종일까지 총력전을 펼쳐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5차전까지 갈 경우 휴식일은 단 하루밖에 없다. LG로서는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넥센과 두산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서 넥센에 유일하게 5승11패로 크게 뒤졌고, 두산과도 유일하게 8승8패로 팽팽히 맞섰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한국시리즈 준비에 들어간 삼성 라이온즈도 9승7패로 상대 전적에서는 근소하게 앞섰으나 경험에서 비교할 수 없는 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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