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브라질에게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있다. 그 가운데 유명한 게 ‘영원한 월드컵 우승 후보’ ‘세계 최강’ 등이다. 수많은 라이벌이 등장하고 사라진 가운데 오랫동안 그 수식어를 달고 있을 정도로 강한 브라질이다. 그리고 그 강인함을 한국 축구팬에게 유감없이 보여줬다.
홍명보호가 졌다. 분함은 없다. 선전을 바랐지, 이변까지 기대하진 않았다. 한국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져서가 아니다. 브라질이 워낙 강했던 탓이다. 그 간극도 종이 한 장의 실력차도 아니었다.
네이마르가 12일 한국전에서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오스카의 연속골에 힘입어 한국을 2-0으로 이겼다.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실상 우려 아닌 우려도 있었다. 워낙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삼바군단이었다. 30시간의 비행 끝에 날아온 한국에서 괜히 무리를 했다가 다칠 수 있어 설렁설렁 뛸 지도 모른다는 우려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세계 최강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던 스콜라리 가독의 호언대로, 그 실력 유감없이 발휘했고 또한 유감없이 보고 또 봤다. 그리고 역시 브라질은 강했다. 기나긴 비행에 따른 시차 적응으로 100%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강했다.
볼 터치, 패스, 슈팅 등 기본기를 비롯해 조직력까지 어느 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 좁은 공간에서도 세밀하고 유기적인 패스로 공격을 펼쳤다. 한국이 거센 압박과 밀집 수비로 브라질의 공세를 차단하고자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한 겹씩 쌓아봤자 벗기고 또 벗겼다.
네이마르를 비롯해 헐크, 오스카, 다니엘 알베스, 마르셀로, 다비드 루이스, 단테, 조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가동했다. 대충은 없었다. 투지도 넘쳤다.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도 그냥 두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스코어가 벌어지고,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와도 그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여유를 부리지도 않았으며,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오스카의 연속골에 힘입어 한국을 2-0으로 이겼다. 수준 높은 축구로 한국에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절감케 했다. 사진(상암)=김영구 기자 |
특히, ‘수퍼스타’ 네이마르는 기대에 걸맞았다. 발목이 좋지 않았던 네이마르는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돼 발목 통증을 느꼈다. 다소 뜬 그라운드 적응에 꽤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금방 적응을 마친 네이마르는 화려한 개인기로 한국 수비진을 뚫었다. 전반 43분에는 환상적인 프리킥
이날 경기장에는 6만5308명이 찾았다. 2001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 이래,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불과 1달 전만 해도 역대 최소 관중을 동원했던 A대표팀이었다. 그만큼 브라질이라는 상품을 보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삼바군단은 그 상품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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