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정규시즌보다 더 신중하고 집중하겠다.”
표정부터 달랐다.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표정의 흔들림도 없었다.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서 작심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이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신뢰 뒤 숨은 물음표에 응답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과 돈 매팅리 감독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에 대한 신뢰를 보이면서도 불안감도 공존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 좋지 않으면 바로 강판시킬 것”이라고 했다. 시리즈 2연패로 위기에 몰린 다저스의 총력전을 의미했다.
류현진은 미국 진출 이후 가장 진지하게 경기에 임했다. 경기 초반부터 95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전력 투구했다. 버리는 공도 많았다. 투구수가 늘었으나 그만큼 신중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로케이션이 환상적으로 이뤄졌다. 세인트루이스 타선도 류현진의 투구 로케이션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매링리 감독이 요구 사항이었던 직구 제구가 절묘하게 이뤄지며 미션을 완수했다.
류현진은 집중력도 뛰어났다. 두 차례 베이스 커버도 완벽하게 수행하며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구심의 스타일에 따라 영리함도 더했다.
류현진은 징크스였던 1회를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후 탈삼진 3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4회까지 노히트 게임. 완벽한 피칭이었다.
류현진은 4회말 타선의 지원도 받았다. 다저스는 1사 3루 찬스서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이어진 2사 3루서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 3루타가 터지면서 2-0으로 앞섰다.
류현진도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5회 무사 1, 2루 위기도 절묘한 더블아웃과 3루수 땅볼로 실점 없이 막아냈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 요건을 갖췄다.
6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7회 1사 후 이날 세 번째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를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깔끔하게 책임지며 위기의 다저스를 구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류현진이 2사 1루서 마지막 상대 맷 아담스를 헛스
이날 류현진은 피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고, 투구수는 100개를 훌쩍 넘긴 108개를 기록했다. 7회 2사 후 매팅리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에게 투구 의사를 직접 물었으나 류현진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전력을 다한 류현진의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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