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상대적인 열세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올 시즌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두산에게 내려진 전망들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마다 두산은 체력, 불펜, 상대전적 등의 우려 요소들이 거론되며 부정적인 결과가 예측 됐다. 시즌 막바지에 이른 시점부터 힘겨운 순위싸움을 지속해 온 두산이었기에 포스트시즌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이 같은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침없는 질주를 지속하며 상위팀을 제압,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급기야는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0여일간의 준비를 마친 삼성을 상대로 7-2 승리라는 값진 결과까지 얻어냈다.
두산이 기존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고무적인 것은 두산 공격력의 유기적인 팀워크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은 그동안 조용했던 기존의 주전 선수들이 팀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간판타자라 할 수 있는 김현수와 홍성흔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는 3할2리의 시즌 타율과는 동떨어진 1할2푼의 극도로 부진한 타율을 기록했고, 홍성흔은 27타수 4안타 1할4푼8리라는 어울리지 않는 타율로 공격의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였다. 손시헌 역시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리다 주전자리를 김재호에게 내주는 마음고생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두산의 타선은 기존 주전들이 힘이 두산 공격력의 본질이었음을 보여줬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첫 출장인 손시헌은 4타수3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으로 팀 승리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김현수는 3-1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5회초 리드 폭을 넓히는 우월 솔로 홈런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홍성흔 또한 두산의 포문을 여는 첫 안타를 뽑아내며 대량득점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특히 이들의 활약은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두각을 보인 선수들이 주춤했던 경기에서 쏟아져 나왔기에 팀 그 의미가 더한다. 몇몇 주전급 선수들이 빠지더라도 팀 전체의 강력함은 유지 된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안 풀리는 선수 있을 때 다른 선수가 잘해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며 “선수단이 하나의 마음으로 잘해주길 바랐는데 정말 잘해줘서 대단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이제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정수빈이 이날은 5타수무안타에 그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기존 주전급 선수들이 이를 무마할 정도의 활약을 펼치며 두산 타선의 강력함을 유지시켜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기존의 우려들을 불식시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별다른 기대를 받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가을야구가 더해 갈수록 ‘수비의 짜임새’, ‘선발의 견고함’, ‘불펜의 호투’, ‘발빠른 공격력’ 등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유지하며 더욱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이제는 부진했던 선수들의 활약까지 더해 타선의 집중력까지 살아나 파죽지세라는 표현이 아까울 정도의 거침없는 행보를 걷고 있는 두산이다.
기대보다 우려를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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