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세인트루이스는 인구 35만 명의 작은 도시다. 미국보다 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도시는 지금은 미국 내에서도 범죄율과 실업률이 높은 도시로 악명이 높지만, 한때는 미시시피강의 주요 항구로서 서부와 동부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다지 크지도, 붐비지도 않는 이 도시는 최근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세인트루이스 때문이다. 도시 곳곳에 카디널스를 응원하는 문구 ‘Go Cards’를 볼 수 있고, 음식점은 물론이고 호텔, 공항에서 붉은색 옷을 입은 종업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9시 15분부터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다. 또 한 차례 폭풍이 몰아칠 부시 스타디움. 경기를 앞둔 표정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가 열리는 부시 스타디움의 모습. 공식 훈련이 진행되기 전이라 아직은 조용하다. 경기장 밖에 보이는 큰 조형물은 세인트루이스의 상징인 게이트웨이 아치다.
부시 스타디움의 정식 명칭은 ‘부시 스타디움 Ⅲ’다. 기존의 부시 스타디움과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옛 부시 스타디움 바로 옆에 지은 이 구장은 옛 구장 부지 일부를 경기장에 활용했다. 외관의 붉은 벽돌과 붉은색 관중석으로 팀컬러를 살렸다.
양 팀의 공식 훈련이 있기 전, 기자회견실에서는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포스트시즌에는 경기 전 클럽하우스를 공개하지 않고 기자회견으로 대체한다. 선수는 보통 다음 날 선발투수가 등장한다. 기자회견은 한 마디라도 더 듣고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는 취재진들의 날선 질문이 쏟아지는 또 하나의 전장이다.
선수들에게 이곳은 삶의 터전이고 전쟁터지만, 아이들에게는 놀이 공간이다. 우에헤라 고지와 펠릭스 두브론트의 아들이 공식 훈련 전 외야에서 공을 가지고 놀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 기간에도 선수들이 자녀와 동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훈련 시간이 임박하면서 선수들이 서서히 나와 몸을 풀기 시작한다. 2승 1패로 앞서 있는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외야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부시 스타디움과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스탄 뮤지얼의 동상. 세인트루이스는 이번 시즌 내내 올해 초 사망한 뮤지얼을 추모하고 기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는 관중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길어진 해가 부시 스타디움을 비추면서 경기장은 더 붉게 물들고 있다. 전날 열린 3차전에는 부시 스타디움 개장 이래 최다인 4만 7432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날도 부시 스타디움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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