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의 부상 후유증은 없었다. 든든한 백업이 버틴 ‘화수분 야구’로 가을의 전설을 이어갔다.
두산은 28일 잠실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시리즈 2승1패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최대 위기에 몰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나온 부상 부작용이었다. 2차전에서 이원석이 옆구리 통증으로 3차전부터 결장했고, 3차전에서 오재원이 주루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실려나가 4차전에 결장했다.
두산은 내‧외야의 탄탄한 수비가 최대 강점. 그러나 주전 3루수 이원석과 2루수 오재원의 공백은 더 커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시리즈 향방을 가를 수 있는 변수였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부상으로 빠진 오재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오재원이 빠진 4차전은 허경민 선발 3루수로 공백을 메웠다. 허경민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75경기에 출장해 2할9푼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타율 2할6푼을 기록했던 오재원보다 타격에 있어서는 뒤지지 않는다. 김재호가 2루수, 손시헌이 유격수를 맡은 두산의 내야진은 이원석과 오재원의 공백을 느낄 수 없었다.
허경민은 플레이오프 1차전 출전 당시 보여줬던 불안감을 지웠다. 안정적인 수비로 두산의 내야를 탄탄하게 채웠다.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로 발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주루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2-0인 4회말 2사 두 번째 타석에서 삼성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낸 뒤 3루수 박석민의 실책 때 2루 베이스를 돌아 3루까지 여유있게 안착했다. 후속타자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으나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어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허경민은 차우찬의 3구째를 노려 우전 안타를 터뜨려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재호의 희생번트 때 2루, 이종욱의 2루수 땅볼 때 3루로 진루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정수빈이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을 신고하지 못했지만, 작전 수행 능력은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두산은 1회말 최준석의 결승 2루타와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얻은 2점을 지켜낸 뒤 9회초 마지막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내며 2-1로 이겼다. 두산은 시리즈 3승1패로 기적의
두산이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체력 소모와 부상에도 끊이지 않는 화수분 야구가 있기에 가능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