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끝내 결판은 대구에서 가려지게 됐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파란을 일으킨 두산이나 이를 막아서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염원하는 삼성이나 모두 상대팀의 저력을 확인했다. 31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6,7차전은 그야말로 '몰빵 야구'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는 도전자와 챔피언의 입장이 뒤바뀐 듯 한 인상이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정규리그도 1위로 마감해 결과만을 보면 방어전을 펼치는 챔피언의 이미지를 보였다. 반면 두산은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이긴 해도 12년간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한데다 올 시즌도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등 도전자로서의 사투를 펼쳤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놓고 있는 두산이 대구에서 화력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김재현 기자 |
삼성이 잠실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대구로 연장시켰지만 뒤바뀐 형국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3승2패의 두산은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고 삼성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관건은 오늘 펼쳐지는 6차전이다. 우승을 확정지으려는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앞세워 기나긴 가을야구 일정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고 삼성은 유일한 강속구 투수 밴덴 헐크를 내세워 홈에서의 반전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 니퍼트는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한 3게임에서 평균자책점 1.89에 모두 승리를 챙기는 강한 면모를 보였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벤댄 헐크 역시 두산을 상대로 1게임 1승 평균자책점 1.50으로 강했고 한국시리즈 2차전 당시에도 5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구위를 자랑했다.
본격적인 화력을 가동시킨 삼성이 대구에서 우승을 결정짓기 위해선 공격력의 유지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김재현 기자 |
밴덴헐크 역시 호투를 장담하기 어렵다. 2차전 선발에 이어 5차전 중간계투, 하루 휴식 후 6차전 선발 일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미지수다. 아무래도 구위가 정상적이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류중일 감독은 밴덴헐크가 부진할 경우 장원삼 배영수 차우찬 등을 곧바로 물량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승부의 향방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양팀의 타선이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과 삼성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타율 장타율 출루율 OPS 등 공격력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할 정도의 강력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9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4개의 홈런을 포함 장단 21개의 안타를 뽑아내는 불방망이를 휘두른 바 있다.
빈타빈공 일색이던 기존 포스트시즌 경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며 이제야 양팀의 컬러를 되찾는 듯 한 경기내용이었다.
삼성 타선은 한국시리즈 1할7푼5리의 저조한 타율을 벗어나 채태인과 최형우가 홈런을 쏘아올렸고 박한이 박석민 김태완 등이 효율적인 배팅을 선보여 난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 역시 2타석 연속 홈런을 기록한 최준석을 필두로 오재일 김현수 홍성흔 등이 살아나고 있다. 무엇보다. 정수빈 이종욱을 앞세운 발야구가 위협적이다.
이렇게 살아난 양팀의 강타선은 6차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팀 모두 상성이 좋은 투수들을 투입한 만큼 이를 뚫어낼 타선의 책임이 막중해지는 양상이다.
물론 삼성은 이승엽이라는 거함이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으며 두산 역시 홍성흔 양의지 등 기대치 만큼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 전반적인 타선이 저력을 가지고 있음은 확인했고, 이들이 언제 타격감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거대한 화력을 가지고 있는 양팀이 언제 포문을 열 것인지, 얼마나 오래 지속 할 것인지가 6차전의 향방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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