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승자와 패자의 뒷모습은 달랐다. 그러나 그 동안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던 중심타자 이승엽(37 삼성 라이온즈) 김현수(25 두산 베어스)가 기다림에 보답하듯 마지막 순간에 폭발했다.
지난 1일, 25일 간 펼쳐진 한국시리즈는 7번의 맞대결 끝에 삼성이 두산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삼성은 사상 첫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우승반지의 주인공이 되며 정상에 우뚝 섰다. 반면 두산은 0% 기적을 바랐으나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3승3패로 치열했던 혈투에 먼저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다. 삼성과 두산은 마지막 7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전력 그 가운데 핵심멤버인 이승엽과 김현수에게 초점이 몰렸다.
마지막 결정전에서 이승엽과 김현수는 그 동안 부진을 털고 결정타를 날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승엽과 김현수의 선발 기용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진욱 두산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과 김현수를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시켰다. 언젠가는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최후의 겨루에서 이승엽과 김현수는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믿음의 야구'에 보답했다.
이승엽은 한 타순 내려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승엽의 안타는 팀을 구한 결정타였다. 팀이 1-2로 뒤진 5회말 1사 만루에서 이승엽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려 동점 균형을 맞췄다.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삼성 타자들은 6회에 5득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현수는 3번 좌익수로 나서 전 타석 안타(4타수 4안타 1타점)를 때렸다. 두산의 선취점은 김현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1회초 1사 3루에서 불리한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몸 쪽 직구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때려 3루 주자 이종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김현수는 흐트러짐 없는 타격자세를 유지하며 파괴력을 폭발시켰다.
승부는 결과론이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승엽은 웃었고 준우승한 김현수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승엽의 웃음과 김현수의 눈물 뒤에는 진작부
야구팬들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미라클’이라고 말했다. 위기 속에서 불굴의 투지를 보여준 선수들이 만든 기적이라고 한다. 마지막 승부를 장식한 이승엽 김현수의 모습은 승패를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이 가져온 기적이자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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