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매사추세츠 보스턴) 김재호 특파원] 보스턴마라톤은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다. 매사추세츠 주의 명절인 ‘애국자의 날(4월 셋째 주 월요일)’에 열리는 이 대회는 보스턴을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6년 아테네 올림픽의 성공에 자극받은 보스턴 육상 협회가 이듬해 24.5마일(39.4km)의 달리기 경주대회를 열면서 시작됐다. 1924년에는 국제 대회로 공인을 받기 위해 출발점을 홉킨튼으로 옮겨 42.195km의 경주 코스를 완성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결승점 부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3명이 사망하고 180여 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이후 보스턴마라톤은 고난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보스턴의 상징이 됐다.
다음 대회까지 5개월여의 시간을 남기고 찾은 대회 현장에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축적된 역사와 아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홉킨튼의 한 조용한 공원. 주변에는 가정집과 교회, 공동묘지가 있는 이곳이 바로 보스턴 마라톤의 출발점이다. 도로 위에 출발선을 알리는 표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평소에는 조용한 동네지만, 대회가 열리는 4월 셋째 주 월요일에는 보스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장소로 변신한다.
공원 주변에는 보스턴마라톤을 기념하는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기념해 조각들이 전부 빨간 수염을 달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홉킨튼에서 출발하는 보스턴마라톤은 근교 도시를 두루 거쳐 보스턴 시내에서 마무리 된다. 보스턴 육상 협회가 위치한 보스턴 시립도서관 부근이 결승점이다.
바닥에 새겨진 표식이 이곳이 결승점임을 알게 해준다. 여기에는 역대 우승자들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이 대회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47년 대회에서 서윤복이 2시간 25분 39초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1950년에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위부터 3위를 석권했다. 2001년에는 이봉주가 2시간 9준 43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우승자 명단에서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결승점 주변에는 올해 대회 당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테러 이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난 현재, 사고 현장은 복구공사가 진행중이었다. 테러 이후 나온 구호 ‘Boston Strong’처럼, 보스턴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테러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