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홍명보호 5기에 작지만 큰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다. 4기와 비교해 6명이 제외됐고, 4명이 새로 발탁됐다. 선수단 규모가 25명에서 23명으로 준 탓에 빠진 사람이 나오기는 했으나 분명 이전보다는 변화의 폭이 크다. 뼈대를 만든 뒤 연속성을 강조한 홍명보 감독인 터라, 최근 유럽파 외에 새로 뽑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새로 합류한 이도 중요하나 명단에 들지 못한 이도 중요하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박주호(마인츠),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태환(성남), 강민수(울산), 이명주(포항) 등 6명이 빠졌다. 선수단 규모가 줄면서 제외된 숫자가 늘었다. 그래도 나름 이유는 있었다. 구자철과 김창수는 부상 때문에 제외됐고 이명주, 김태환, 강민수는 기회를 줄 여지를 남겨뒀다. 홍명보 감독은 내년 1월에 실시하는 3주간의 전지훈련에서 K리거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박주호는 홍명보호에서 보여준 게 많지 않다. 그러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김진수, 윤석영에 밀려 홍명보호 5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진=MK스포츠 DB |
부상도 아닌 박주호의 제외는 의미하는 게 크다. 김진수, 윤석영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냉정히 말해,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지 못했다. 김진수의 발탁은 예정됐다. 김진수는 지난달 브라질전과 말리전에 두 형을 제치고 모두 풀타임을 뛰면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자연스레 박주호의 경쟁 상대는 윤석영이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박주호와 경기 감각이 없는 윤석영의 대결 구도는 뚜렷했다. 하지만 QPR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한 윤석영은 최근 돈카스터로 임대 이적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출전 기회를 서서히 늘려가던 윤석영에게도 뒤진 박주호다.
관건은 반전의 기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박주호는 독일 무대에서 뛰고 있다. 시즌이 한창이기에 내년 전지훈련에 합류할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박주호가 A대표팀에 뽑혀 역전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건 내년 3월 5일 평가전 밖에 없다. 딱 한 번이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내년 3월 안으로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나간 멤버를 꾸리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박주호가 홍명보호에 합류한 뒤 경기를 뛴 건 9월 아이티전, 한 경기였다. 내년 3월, 그 한 번의 기회를 잡기도 여간 쉽지 않다.
소속팀에서의 위치도 A대표팀 입지에 긍정적이지는 않다. 박주호는 최근 왼쪽 수비수가 아닌 왼쪽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디아스에게 왼쪽 수비를 맡기고 전진 배치된 박주호는 자신의 공격 본능을 펼치고 있다. 새 위치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긴 하나,
손흥민(레버쿠젠), 지동원(선덜랜드), 윤일록(서울) 등 왼쪽 측면에는 박주호보다 더 공격적인 능력이 출중한 이들이 많다. 그 자리는 이근호(상주), 김보경(카디프 시티) 등도 뛸 수 있다. ‘왼쪽 미드필더’ 박주호의 경쟁력은 A대표팀 내에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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