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울산 모비스는 수비농구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런데 화끈한 공격농구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연이 있다.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최근 몇 시즌 동안 프로농구 최강의 자리를 군림했다. 이 때문에 모비스를 따라 수비농구가 일종의 트랜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울산 모비스 가드 양동근은 팀의 수비농구를 이끄는 중심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유재학 감독은 승리를 위한 적정 실점을 60점대 초반에서 70점대 초반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유 감독은 "우리는 많아도 70점대 초반까지 실점을 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수비를 잘해서가 아닌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우리 용병들은 외곽슛이 없는 선수들이다. 골밑에서 센터 중심의 농구를 할 수밖에 없다. 또 함지훈도 외곽에 있을 때 슛 타임이 느리고 자기 주위에 수비가 있으면 슛을 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모비스의 두 외국선수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모두 기량을 입증했지만, 화끈한 공격형 포워드가 아닌 골밑에서 버틸 수 있는 빅맨 자원들이다.
또 모비스가 수비농구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것은 가드와 포워드진의 성향이다. 공격 본능을 품고 있는 포워드 문태영을 제외하면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포진돼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모비스의 중심인 가드 양동근이다. 프로 데뷔 이후 수비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유 감독은 "우리는 외곽 선수들이 개인기가 있는 선수가 없다. 외국선수들과 투맨 게임을 하면서 공격적으로 풀 수 있는 농구를 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공격에서 답답한 날이 나오는 것"이라며 "코트를 휘젓고 다닐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데 지금은 신인 이대성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근 유
수비농구에 길들어진 양동근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양동근은 "꼭 공격이 아니더라도 수비가 잘 돼도 흥이 나는 것 같다. 수비가 먼저 돼야 공격도 되는 것이다. 수비 없이 공격만 해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수비농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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