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 단지 믿고 기다리는 일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젠 그 인내심마저 바닥이 났다. 인천 전자랜드 외국선수 찰스 로드가 짐을 싸아놓고 구단 통보를 기다려야 할 판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지난 8일 울산 모비스전을 마친 뒤 “내 판단이 잘못됐다. 로드 교체를 검토하겠다”고 결국 결단을 내렸다. 1라운드 6순위로 선발했던 로드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진 순간이다. 전자랜드가 최근 3연패와 함께 5할 승률이 붕괴되면서 유 감독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전자랜드 찰스 로드가 슛을 하려는 순간 모비스 수비에 걸려 볼을 놓치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로드의 올 시즌 경기력은 심각한 수준이다. 11경기서 평균 16분11초를 뛰며 경기당 8.6점 4.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득점은 1대1 상황이 아닌 완벽한 찬스에서 이뤄졌고, 평균 5개도 되지 않는 리바운드는 로드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모비스 외국선수 로드 벤슨도 로드를 상대한 뒤 “예전의 로드와 확실히 달라졌다. 운동능력도 몸 상대도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로드는 예전의 폭발적인 운동능력이나 스피드를 떠나 의지마저 찾아볼 수 없다. 유 감독은 “부상 후유증으로 플레이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전자랜드 구단 내 분위기도 이미 로드에 대한 마음을 접은 상태다. 전자랜드는 로드의 부활을 위해 전사적인 지원을 했다. 홍봉철 구단주가 직접 귀한 산삼을 로드에게 먹이라는 특명을 내리는 정성을 기울이는 등 로드 살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로드는 산삼 효과도 1~2경기서 반짝 낸 뒤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자랜드 구단 관계자는 “지금 로드가 뛰는 것을 보면 더 기다리더라도 돌아올 것 같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자랜드의 고민은 또 있다. 당장 마땅한 대체 외국선수 자원이 없다. 로드를 기다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 감독은 “교체를 검토하더라도 바꿀 만한 외국선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해
전자랜드는 연패 탈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자칫 긴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 토종 센터 주태수도 빨라야 이달 말 돌아온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 줄 외국선수가 절실하다. 유 감독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로드로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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