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양) 김원익 기자] ‘꿈나무’ 유소년 야구 선수들의 재기 발랄한 질문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2013 고양시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 ‘캠프61’이 오는 9일 고양시 우리 인재원 야구장에서 개최됐다. 1박2일로 진행되는 본 행사에는 박찬호를 비롯해 김현수, 홍성흔, 노경은(이상 두산), 송승준, 장성호(이상 롯데), 차명주(전 한화), 등의 기존 1,2회 코치진에 정근우(SK), 이호준(NC), 조성환, 손아섭(이상 롯데), 송신영(NC) 박병호(이상 넥센)가 참여해 서울, 경기, 충청권을 대상으로 선발된 150명의 야구 꿈나무들과 함께했다.
유소년 야구 캠프 행사인 만큼 대회에만 집중해달라는 주최측의 요청으로 기자들은 캠프 외적인 질문을 삼갔다. 그 아쉬움(?)은 유소년들이 풀었다. 경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유소년 야구 선수들에게 질문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마이크를 쥔 유소년 선수들의 질문 수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예리했다.
2013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 ‘캠프61’에서 프로선수들을 긴장시키는 유소년 야구선수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해 하는 노경은. 사진(고양)=김재현 기자 |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잠시 당황해하던 노경은은 이내 표정을 고쳤다. 이어 노경은은 초등학생이 아닌 진짜 기자의 질문에 답하듯 정중한 어조로 “원래 하던대로 하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간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5차전이 되니까 욕심이 났다. 그러다보니 컨트롤도 안되고 힘만 들어간 것 같다”며 “내려오면 알게 되고 항상 후회하는 그런 것들이다. 5차전에서 끝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패인인 것 같다”며 자신의 부진의 원인을 진단했다.
김현수에게도 “한국시리즈 아깝게 준우승을 했는데 지금 심리상태가 어떤 지 궁금하다”는 유소년 선수의 질문이 나왔다.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김현수는 “정신 차리는데 3일 걸렸고, 이제 정신을 차려서 여기에 나와 있다”며 재치있게 질문을 받아넘겼다.
홍성흔과 이호준에게도 수위 높은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홍성흔에게는 “롯데와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했는데 어떤 팀이 더 좋으냐”는 질문이 나왔다. 현 소속팀과 전 소속팀. 쉽게 밝힐 수 없는 사안에 또 한 번 기자회견장의 선수들이 폭소의 도가니에 빠졌다. 붉어진 얼굴로 “기자분들이 질문을 미리 시킨 것이 아니냐”며 당황해하던 홍성흔은 “야구인 홍성흔이 더 발전했던 시기는 롯데에 있었을 때 같고, 두산은 포수로서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나를 키워낸 팀이다. 50대 50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현답을 했다.
이호준에게도 팀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SK에서 NC로 이적했는데 또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은 팀은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웃음을 머금은 이호준은 “LA 다저스?”라고 농담을 한 이후 이내 “아마 NC에서 은퇴를 하지 않을까 싶다. 100%(확률이)다”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현재의 고민이 담긴 진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유소년 선수는 정근우에게 “야구를 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정근우를 향해 ‘일어서라’는 선수들의 농담이 나왔고 정근우는 미소 띤 얼굴로 “이게 제일 힘들다. 저는 서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앉아 있다고 하는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키가 정말 작았다. 청소년대표까지 했던 야구 외적으로 키와 연관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근우는 “키가 작다는 이유로 프로에 지명이 안됐을 때 야구를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키가 작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며 “지금은 키는 야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가 야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아픈 지난날을 고백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깜짝 행사는 유소년들의 뜨거운 취재열기(?)로 예정보다 훨씬 더 길게 진행됐다. 선수들은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질문에 답해갔다.
박찬호는 “올해로 3년째 유소년 캠프를 진행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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