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젊은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나를 바꿔 놓았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특히 선후배 문화가 강하다. 선배는 하늘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택근(33 넥센 히어로즈)은 선배이지만 후배를 인정했고 대우해줬다. 후배들이 보여준 투지로 부터 배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택근은 11일 목동구장에서 진행된 보강 및 재활군 훈련에 참가했다. 올해 팀 주장으로서 모범을 보였던 이택근은 예정된 훈련시간 보다 일찍 야구장에 도착해 미리 훈련 준비를 마쳤다.
실내 웨이트장에서 약 4시간 동안 체력 및 근력훈련에 매진했다. 이택근은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동료들과 시간을 보냈다.
프로데뷔 11년 차 이택근은 후배들을 존중하며 팀 분위기를 바꿨다. 사진=MK스포츠 DB |
이택근은 “선수로서 가장 멋있는 타자는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추며 매년 100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박한이(삼성 라이온즈)다. 투수로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송승준 장원준(롯데 자이언츠)과 같은 선수다”라고 운을 뗐다.
개인 기량을 뛰어 넘어 프로선수로서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이유다. 이택근은 “연봉을 뛰어 넘어 자신이 해야할 각자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이보다 멋진 선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이택근은 11년 프로생활 동안 가장 많은 경기(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할8푼7리 9홈런 66타점 29도루를 기록했다. 이전 시즌에서는 고질적인 허리부상이 이택근의 경기 출전을 방해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전 경기에 나선 박병호 김민성, 126경기를 뛴 강정호에 이어 팀에서 4번째로 많은 경기에 나와 가장 많은 도루를 성공했다.
이택근이 경기 출전에 애착을 가지게 한 근원은 동료들에게 있었다. 이택근은 “시즌 중 박병호에게 힘들면 한 경기 쉬어도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병호는 ‘올해도 전 경기 출전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또한 어린 야수들의 투혼이 나를 긴장하게 했다”라고 전했다.
이택근은 다음 시즌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겠다는 야구에 대한 집념이었다. 이택근은 “보여주기 위한 야구는 소용이 없다. 11년 프로에서 야구하면서 가진 생각을 바꾸겠다”라며 “올해밖에 없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2014시즌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이택근은 “고참 선수라고 무게만 잡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선수 개인 성향을
때론 흥분된 분위기를 가라 앉히기 위해 이택근은 선배로서 입을 열기도 했다. 반대로 분위기가 쳐져있을 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와 내부적으로도 강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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