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테이블세터를 이뤘던 정근우(31)와 이용규(28)가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지난 16일 원 소속구단 협상 마감 기한까지 계약을 하지 않았다. SK와 KIA는 최대한 이들의 요구 수준을 맞추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적으로 정근우와 이용규는 FA 시장에 섰다.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가질 수 있다. 워낙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고 이들을 데려오고 싶어하는 구단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건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대우’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에서 FA 시장에 나가 냉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리고 이 기조가 결정적인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제3회 WBC에서 테이블세터를 이뤘던 정근우(위)와 이용규(아래)가 FA 시장에 나왔다. 시장 평가를 냉정히 받겠다는 둘인데, 시장의 평가는 과연 어떠할까. 사진=MK스포츠 DB |
정근우는 SK와 협상에서 80억원 이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규도 60억원 이상에도 도장을 찍지 않았다. 그 이상을 꿈꾸고 있다. 강민호(롯데)가 75억원에 재계약을 했는데, 엇비슷하거나 그 이상을 달라는 것이다. 투수 FA 최고액 기록을 세운 장원삼(삼성)의 60억원을 넘어서는 게 기본 가이드 라인이다.
그런데 이 금액은 구단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도 있고, 막대한 지출로 선수단 운영 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 SK가 발을 빼 인유 중 하나가 70억원 이상의 지출로 향후 선수단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고민은 SK뿐 아니라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다.
‘빅4’로 꼽혔던 이들이 FA 시장에 나오기만을 바랐지만, 무조건 데려오겠다는 건 아니다. 지를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주머니 사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영입 경쟁에 불이 붙지 않고, 지나친 폭등으로 눈치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폭등에 아랑곳하지 않고 영입 경쟁에 뛰어들 여지도 있다. 한화가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시장 평가라는 게 한 팀의 주도 속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설령 대박을 친다 해도 그 몸값이 객관적인 시장 가치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