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는 결국 이대형(30)을 붙잡지 않았다. 이대형도 11년 동안 뛰었던 LG에 남는 것을 일단 포기했다.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형은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마감일이었던 지난 16일 구단과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총 세 차례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대형이 23일까지 타구단과 계약이 불발 될 경우 LG와 24일부터 재협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대형은 타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결별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LG 트윈스 외야수 이대형이 17일부터 FA 시장에 노출됐다. LG와 우선 협상에서 짐을 싸고 나온 이대형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사진=MK스포츠 DB |
이대형은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LG에서 뛰었다. 이대형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3-63-64-66개의 도루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고, 통산 379개의 도루는 현역 최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가진 ‘대도’이다.
문제는 최근 하향세를 타고 있는 타격이다. 이대형은 개인 통산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했으나 올해 타율은 2할3푼7리에 머물렀다.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 노력했던 타격 훈련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이대형은 선발 톱타자 자리를 꿰차지 못하면서 대부분 대주자로 경기에 나섰다. 타격 부진으로 경기 출전이 적어지면서 발에 대한 감각도 무뎌졌다. 13개의 도루를 성공하는데 그쳤고, 9개의 견제사가 있었다.
LG는 이대형을 붙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누구보다 공을 많이 들인 선수다. 이대형의 협상을 주관했던 송구홍 LG 운영팀장은 “지금은 도루에서만 나타나고 있지만, 이대형이 갖고 있는 재능은 많다. 그런 잠재력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우리 팀에도 꼭 필요한 선수”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런 종합적인 정황상 이대형의 LG 잔류 가능성은 높았다.
그러나 이대형은 끝내 떠났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LG도 적극적으로 이대형을 붙잡지 않았다. 송 팀장은 “야구 선배로서 선수의 얘기를 충분히 듣겠지만, 프런트로서 협상은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할 것이다. 계약 규모의 기준은 정해져 있다”라고 못박았다. LG 구단 내부적으로도 협상 초기부터 이대형에 대해선 적극적이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무조건 다 잡겠다는 강력한 방침까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협상 기준에 부합하는 정도 선이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대형은 수비 범위가 넓고 잠재력 있는 발빠른 외야수이다. 시장 가치는 여전히 있다. 실제로 타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LG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미 이대형에게 콜을 보내고 기다리고 있는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이대형의 선택은 모험이었다. 올해 연봉 85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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