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윤 기자] 두산이 우선협상기간동안 단 한명의 선수와도 잔류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은 FA를 신청한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3명과 우선협상 마지막 날까지 협상을 펼쳤으나 기한인 16일 자정까지 서로간의 견해 차이를 조율하지 못한 채 유격수, 1번타자, 거포 등 3명을 모두 이적시장에 내놓게 됐다.
준척급 이상으로 분류되는 3명의 선수가 FA를 선언한 상황에서 두산 및 선수들의 선택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사실이다. 즉시전력으로 활용 가능함이 검증된 선수 3명이 FA를 신청한 면이나 내부적으로 탄탄한 대체 자원을 보유한 구단의 특성 면을 고려할 때 대박 계약이 터질 수도, 아예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극과 극의 상황이 예상 됐기 때문.
두산이 끝내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 등 3명의 FA 신청선수와의 협상을 체결하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손시헌 이종욱 최준석의 활용 방안은 명확하다. 손시헌은 내야수 자원이 부족한 구단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이종욱은 탁월한 1번타자 능력과 외야수비력을 겸비하고 있다. 최준석 거포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장타력을 갖춘 오른손 타자는 최근 희소성이 높아진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이종욱과 손시헌의 경우 마찬가지로 FA 시장에 나온 정근우(SK), 이용규(KIA), 이대형(LG)과 포지션 및 활용도가 겹치는 면이 있고, 최준석 역시 내년 시즌에는 용병타자가 허용된 상황이기에 향후 행보를 낙관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3명 모두 각기 나름의 입지는 구축한 만큼 추고 있기에 다양한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이후의 두산이다. 팀 전력의 중심을 이루던 3명의 자원이 한꺼번에 이탈했기에 그 공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수분 야구라 불릴 만큼 대체자원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불안감을 떨쳐버리기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종욱의 1번 중견수 자리는 정수빈이나 민병헌이 커버할 것으로 보이고 손시헌의 유격수 위치는 김재호라는 걸출한 후배가 메꿔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준석의 장타자 역시 홍성흔이나 오재일은 물론 2군에서 칼을 갈던 윤석민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들 3명의 이름이 가진 무게와 분위기까지 대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종욱이 1번타자로 출전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두산의 공격력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고, 손시헌은 유격수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활약상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안정감 넘치는 수비력을 보였다. 최준석 역시 언제 홈런이 터질지 모른다는 위협감으로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는 존재감이 있었다.
‘두산에 남아 달라-남고 싶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던 두산의 FA 우선협상은 성과 없이 기한을 넘김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선수들은 새 둥지를 찾아야 하고 구단은 빈자리
굵직한 선수들을 떠나보내게 된 두산은 이제 향후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의 성적이 급변하게 될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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