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난해 100억원 이상 투자하며 스토브리그의 강자였던 LG 트윈스가 조용하다. 올해는 추이를 지켜보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LG는 지난 16일 마감된 자유계약선수(FA) 우선협상기간에서 프랜차이즈 외야수 이병규(9번)와 3년 총액 25억5000만원,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과 1년 1억원에 재계약을 성사시켰고, 이대형과는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FA 외부 영입전에 가세하지 않고 숨을 죽이고 있다.
LG 트윈스의 스토브리그가 조용하다. FA 외부 영입보다 내부 단속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올해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외부 영입전에 뛰어들 기세였다. 단, 분위기는 달랐다.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뒷짐을 지고 한 걸음 빠져 있는 상태다. LG는 우선협상기간 외부 영입에 관련한 질문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애매한 답변만 내놓았다.
LG가 완전히 관심을 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송구홍 LG 운영팀장은 우선협상을 마친 17일 “이제 대어급들은 다 간 것 아닌가?”라며 “현재 FA에 나와 있는 선수들을 포함해 우리가 내줘야 할 보상선수, 외국인선수 등 모든 사안을 감안해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관망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당장 뿐 아니라 좋은 성적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라며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LG가 올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있다. 그만큼 절실하지 않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의 한을 풀었다. 내부적으로 단단하게 팀워크가 형성된 상황에서 굳이 외부 선수를 영입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김기태 LG 감독도 “2년간 LG의 최대 성과는 가족 같이 똘똘 뭉친 선수단의 분위기”라며 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외부 영입에 회의적이었다.
또 외국인선수 규정이 2명에서 3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FA 외부 영입보다는 외국인타자 물색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시즌 거포 부재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LG가 관심을 가질 만한 선수는 FA 시장에 나온 최준석(두산) 정도다. 그러나 거액을 투자할지는 의문이다.
LG가 외부 영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또 있다. 보상선수 규정 때문. LG는 20명 보상선수를 누구로 묶을지도 고민이다. 그만큼 젊고 재능있는 선수
LG 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외부 영입을 해서 내줄 보상선수와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봤을 때 크게 이득이 될 게 없다”며 “외부 영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구단과 선수단 사이에 강한 신뢰감이 형성돼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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