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0일 문을 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그 문을 닫았다. 마지막 FA였던 최준석이 18일 롯데와 계약하면서 모든 FA가 각자 둥지를 틀었다. ‘1호’ 강민호(롯데) 외에 느릿느릿하게 진행되던 FA 협상은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13명의 선수들이 ‘초스피드’ 계약을 하더니, 개장 9일째인 18일 종료됐다.
이번 FA 시장은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었다. 전체 규모에서도 예년보다 월등키 컸다. 500억원의 시장이었다. 17일까지 488억5000만원이었는데, 18일 최준석이 35억원에 롯데와 도장을 찍으면서 계약 총액은 523억5000만원이 됐다. 역대 FA 시장 사상 500억원을 넘긴 건 처음이었다.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를 비롯해 이대수, 한상훈, 박정진 등 총 5명의 FA와 계약했다. 178억원의 큰돈을 썼다. 전력이 크게 강화되면서 김응용 감독(사진)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사진(서귀포)=김영구 기자 |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인 2루수 정근우와 중견수 이용규도 함께 한화로 이적하면서 심정수를 넘어섰다. SK를 떠난 정근우는 70억원(4년)에 계약했고, 시장 평가를 받고 싶다던 이용규는 67억원(4년)에 호랑이에서 독수리 유니폼으로 바꿔 입었다. 삼성에 남은 장원삼은 옵션 없이 60억원(4년)에 계약했는데, 역대 투수 FA 최고액이다. 1명 나오기도 힘들었던 몸값 60억원 이상의 선수만 4명이나 됐다.
폭등이 주를 이뤘던 FA 시장에서 최소 금액은 권용관(LG)이다. 친정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던 권용관은 1억원(1년)에 계약했다. 그 다음이 한화 불펜 박정진으로 8억원(2년)이다. 10억원 미만의 선수는 이 2명 뿐이다.
FA 시장의 ‘큰 손’은 한화였다. 한화는 내부 FA인 박정진, 이대수(4년 20억원), 한상훈(4년 13억원)을 모두 붙잡으면서, 외부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이 5명과 계약하는 데만 무려 178억원을 썼다.
롯데도 강민호, 최준석, 강영식(4년 17억원)을 보강하면서 110억원의 큰 돈을 썼다. 100억원 이상의 지출을 한 건 한화와 롯데 밖에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FA 2명을 영입한 NC도 배포가 컸다. 80억원을 쓰면서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88억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돈을 시장에 뿌렸다. KIA(24억원)와 LG(23억5000만원)가 20억여원을 쓴 가운데 두산, 넥센, SK는 단 한 건의 FA 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
삼성과 LG도 경제적인 소비로 웃음꽃이 피었다. 그러나 FA 3명을 잃은 두산이나, 주장 정근우를 붙잡지 못한 SK는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이용규를 보내고 이대형을 들여온 KIA도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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