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가시밭길이나 지금까지는 순탄했다.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위기에 처한 한국축구를 일단 구하는데 성공했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후, 갈피를 못 잡던 한국축구도 나아갈 방향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A대표팀이 19일 러시아전을 끝으로 잠시 쉼표를 찍었다.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산했다. 홍명보호는 3주간의 전지훈련을 위해 내년 1월이 되어서야 다시 뭉친다.
지난 여름 한국축구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위기의 연속이었다. 허나 홍명보 감독은 하나둘 실타래를 풀더니, 그가 공언한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슬로건 아래 한국형 축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홍명보 감독이 임명되기 전 한국축구는 최악의 일로였다.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권이라는 결과물을 수확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해 질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월 가진 3연전(레바논전 1-1 무, 우즈베키스탄전 1-0 승, 이란전 0-1 패)에서 한국축구는 점점 쇠퇴했다.
밖 뿐 아니라 안에서도 썩기 시작했다. 그 사이 선수와 감독 사이의 반목, SNS 파동 등이 벌어지면서 와해되는 듯 했다. 태극마크의 권위는 땅으로 떨어졌다.
그 가운데 온 홍명보 감독이었다. 구세주라는 표현은 시기상조지만 분명 해결사였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어수선한 A대표팀을 단번에 휘어잡았다.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하나의 팀을 만들고자 했다. 최고의 선수를 뽑는 게 아니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한 선수를 뽑겠다는 일념을 유지했다. 매번 주장 완장을 다른 선수에게 맡기면서 책임감과 일체감을 느끼게 했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곪았던 문제도 봉합했다. 자연스레 눈이 녹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은 진정 하나로 묶였다.
태극마크의 가벼움도 날렸다. 소집 시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정문에서부터 정장 복장으로 걸어서 들어오게 했다. 이 작은 지시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선수들은 태극마크의 무거움을 새삼 다시 느꼈다.
한국축구는 색깔을 잃었다. 이도저도 아닌 축구였다. 한국이 가진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발휘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공간’과 ‘압박’을 강조한 홍명보식 한국형 축구는 서서히 뿌리를 내렸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거센 압박으로 상대를 옭아매면서 효과적인 공격을 펼쳤다.
탄탄대로는 분명 아니었다. 적지 않은 돌부리에 걸렸다. 8월까지 치른 A매치 4경기에서 3무 1패에 그쳤다. 득점은 단 1골이었다. 득점력 저하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 여름 한국축구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위기의 연속이었다. 허나 홍명보 감독은 하나둘 실타래를 풀더니, 그가 공언한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 슬로건 아래 한국형 축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150일, 그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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