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서울 SK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홈 경기 27연승 대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만난 문경은 SK 감독은 고양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불길한 예감을 전했다. 문 감독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연승 기록과 관련해 이슈가 많이 되면서 부담이 되더라. 선수단 미팅 때 ‘연승을 하자’는 말 대신 ‘홈에서 지는 것을 조금 연기시키자’라고 했다”며 “오리온스는 상승세의 팀이다. 무조건 4강을 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팀인데 이제 그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SK 경기에서 서울 SK 헤인즈가 고양 오리온스 김승원과 윌리엄스를 앞에 두고 골밑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13점을 집중시킨 애런 헤인즈가 27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고, 위기마다 추격의 불씨를 살린 김선형이 19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보태며 승리를 이끌었다. 또 베테랑 가드 주희정도 추격의 3점포와 자유투 7개를 모두 성공시키는 침착한 플레이로 10점을 더해 역전승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SK는 경기 초반부터 오리온스의 수비 벽에 막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경기 시작 5분여 동안 무득점에 그치는 등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SK는 김선형과 헤인즈의 공격력이 살아났지만, 전반을 31-36으로 뒤졌다.
후반 들어서도 또 다시 득점이 침묵했다. SK는 34점에 묶인 채 실책을 5개나 저질렀다. 그 사이 오리온스는 선수들이 고른 득점을 보태 48-34, 14점차까지 달아났다. 패색이 짙었다.
SK의 홈 기운은 강했다. 오리온스로 넘어갔던 흐름은 순식간에 SK로 옮겨졌다. 김선형이 공격의 선봉에 서며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고, 주희정이 추격의 3점포를 터뜨리며 3쿼터 종료 직전 49-54까지 점수를 좁혔다. 이어 4쿼터 초반 김선형의 속공으로 56-53, 3점차까지 따라붙었다.
오리온스는 3쿼터까지 풀리던 공격이 막혔고, 외곽슛도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오리온스의 해결사는 리온 윌리엄스였다. 윌리엄스는 SK의 골밑 수비를 뚫고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 61-55로 달아났다.
SK의 반격은 경기 종료 5분55초를 남기고 다시 시작됐다. 오리온스 김동욱이 주희정에게 속공 파울을 저지른데 이어 심판에 대한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자유투 3개를 얻은 주희정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두 성공시켰고, 헤인즈의 득점이 이어지며 60-61로 바짝 추격했다.
접전을 벌인 양 팀은 또 한 번 흐름이 깨졌다. 오리온스는 이현민이 변기훈을 상대로 공격자 파울을 저질렀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를 하다가 연속 벤치 테크니컬 파울을 받고 퇴장을 당했다. 변기훈의 넘어지는 액션이 크기도 했지만, 이현민의 팔꿈치가 변기훈의 가슴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한철 심판의 보는 각도에 따라 파울이 불릴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이었다. 주희정은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65-64로 역전에 성공했다.
평정심을 잃은 오리온스는 그대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SK는 헤인즈의 연속 득점
경기 막판 다 잡은 경기를 어이없게 놓친 오리온스는 5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한편 안양실내체육관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부산 KT를 71-65로 꺾고 2연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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