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정규리그가 끝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3위 전북과 7위 인천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두 팀 모두 동기부여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북은 ACL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으나 우승도, 2위도 불가능하다. 인천 역시 애초 상위그룹 진입 후 세웠던 ACL 진출의 꿈이 물거품 된지 오래다. 지향점이 사라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동기부여와 팀 분위기가 무너진 것이 사실”이라고 씁쓸함을 표했고 김봉길 인천 감독은 “상위그룹에 오면 공기가 좋을 줄 알았는데 더 답답하다”며 덧없는 웃음을 짓는 상황이다.
전북과 인천이 배수진의 각오로 맞붙는다. 더 이상 오를 곳은 없으나 떨어질 곳은 아직 남았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전북은 최근 3연패 중이다. 지난 9일 선두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0-2로 무너진 뒤 의욕을 잃었고, 실낱같은 우승의 희망을 품고 맞붙었던 16일 포항전에서 1-2로 패하면서 낙담했다. 의욕이 떨어진 상황에서 임한 20일 서울 원정에서 전북은 1-4로 대패했다. 서울전 이후 최강희 감독은 “후 “울산전 이후 3연패다. 지금 우리는 동기가 깨졌다. 좋은 경기를 하자고 주문은 하지만 나도 선수들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는 말로 답답함을 전했다.
인천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암담하다. 스플릿 라운드 들어와서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6무4패. 아쉬운 것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은데 번번이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서울과의 홈경기도 그랬다. 거의 90분을 2-1로 앞서가면서 9전10기 성공을 눈앞에 뒀으나 거짓말처럼 종료직전 동점골을 허용해 또 비겼다. 김봉길 감독의 “이제 2경기 남았다. 1승은 거둬야하지 않겠는가”라는 다짐은 꽤나 공허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두 팀의 맞대결은 결국 누가 분위기를 빨리 추서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부에 달렸다. 자존심이 걸린 외나무다리 승부다. 전북이라는 강호의 2013년 발자취에 4연패는 수긍하기 어려운 오점이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시민구단 여건에서 상위그룹 진출만으로 박수 받을 일이지만, 그 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다면 빛이 바랜다.
전북은 3연패를 당하면서 4위 FC서울에게 승점 1점차로 추격당한 상태다. 자칫 3위 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 우승경쟁에서 아깝게 밀린 3위와 추월당한 4위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스플릿라운드를 시
배수진이다. 여기서 밀리면 올해 농사는 아쉬움이 진할 수밖에 없다. 전북은 홈경기고, 인천은 단 2경기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더 이상 오를 곳은 없으나 떨어질 곳은 아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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