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쌀쌀하거나 혹은 따뜻하거나.
연봉 협상 시즌은 선수들에게 액수따라 체감 기온이 크게 좌우되는 계절이다. 지난 2년간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봉중근(33)은 누구보다 쌀쌀한 겨울을 맞았다. 올해는 다르다. 남쪽 나라로 떠난 봉중근은 마음도 따뜻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연봉 책정 수준이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봉중근은 올해 마무리로 두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해 40경기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로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해는 55경기서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을 올리며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선발과 마무리로 모두 성공을 거둔 유일한 해외복귀파 선수다.
LG는 올해 가을야구 숙원 사업을 이뤘다. 페넌트레이스 2위로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불펜의 핵인 마무리 봉중근의 존재감이 컸다. LG의 마무리 흑역사는 물론 지난 10년의 가을야구 들러리 오명을 지웠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끝판대장’ 오승환(31)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떠났다. 내년에는 손승락과 봉중근의 치열한 세이브 경쟁이 예고된다. 봉중근은 일찌감치 재활을 위해 사이판으로 떠났다. 구단과의 연봉 협상도 사이판에서 갖는다. 송구홍 LG 운영팀장이 직접 사이판을 방문할 예정이다.
봉중근의 연봉 수준이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이유가 있다. LG는 신연봉제를 적용한다. 선수들의 시즌 성적에 따라 연봉이 요동친다. 간단히 말하면, 해마다 잘한 선수는 많이 주고 못한 선수는 적게 주는 연봉제다.
봉중근은 신연봉제의 피해자였다. 2011시즌 이후 수술과 재활에 전념한 봉중근은 연봉 3억8000만원에서 무려 2억3000만원이 삭감된 1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2시즌 호성적을 거두고도 시즌 중반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치명적 골절상을 입은 ‘소화전 사건’의 책임을 물어 1억5000만원으로 연봉이 동결됐다.
지난 2년의 찬바람을 딛고 올해 절치부심 노력한 대가를 받을 때가 왔다. 봉중근은 팀 내에서 연봉 상승률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전 3억원대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봉중근의 연봉 책정은 올해 성적에 타 구단 마무리 투수의 몸값이 참조 사항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은 “단장님과 잠깐 얘기를 했는데 각 팀 마무리 투수에 준한 대우를 해주신다고 했다. 정확한 액수는 아직 말한 적이 없다. 단장님이 ‘얼마나 줄까?’라고 하셨지만, 내가 아직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연봉 문제로 구단과 안 좋게 할 마음은 없다. 서로 윈-윈이 가장 좋은 것 아닌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당장 비교 대상은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올해 57경기서 46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봉중근은 세이브 부문에서 손승락에게 밀렸지만, 그 외 기록에서는 손승락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손승락은 3승2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으나 봉중근은 8승1패 평균자책점 1.33을 올렸다. 또 블론세이브도 손승락의 5개보다 2개 적은 3개만 기록했다. 전체적인 성적을 평
손승락의 올해 연봉은 2억6000만원. 최소 4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속전속결로 연봉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넥센은 빠르면 9일 손승락과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의 시선이 손승락에게 향해 있다.
과연 넥센과 LG는 얼마를 줄까. 두 마무리 라이벌의 몸값 경쟁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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