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베일을 벗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대체 외인 저스틴 토마스가 데뷔전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투구 템포, 퀵 모션, 구속 모두 빨랐다.
토마스는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결과는 무난했다. 하지만 이날 토마스가 보여준 빠른 투구템포와 퀵 모션, 공격적인 볼 배합, 과감한 몸 쪽 승부, 좌완이면서 146km까지 나오는 직구 구속, 경쟁력 있는 체인지업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인 투수 좌완 저스틴 토마스가 데뷔전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사진=한희재 기자 |
이 감독의 평가대로 이날 토마스는 빠른 투구템포로 SK타자들의 리듬을 흔들었다. 거기에 퀵모션까지 빨랐기에 SK 타자들은 5회 전까지 좀처럼 스스로의 리듬을 가지고 토마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많은 외인투수들이 빠른 한국 타자들의 ‘발’에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한다. 특히 미국야구에 익숙한 외인들은 더하다. 하지만 토마스는 퀵모션이 빨랐기에 SK 타자들이 도루 시도를 쉽게 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동양야구는 주자가 출루했을 경우 발로 투수를 흔들고 작전을 통해 득점을 내는 단계가 일반적이다. 미국에서만 야구를 한 선수들의 경우에는 이 점에서 고전하기 마련.
하지만 토마스는 지난해 일본야구를 경험했다. 닛폰햄 파이터스 소속으로 1군에서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71에 그쳤으나 2군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날 빠른 발을 자랑하는 SK타자들에게 흔들리지 않았다. 합류 당시부터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호평했던 부분.
아쉬운 것은 오히려 본인의 수비였다. 4회까지 5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토마스는 5회 실책에 흔들리며 3실점을 했다. 5회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이후 나주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정상호의 번트를 직접 잡아서 1루에 던진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1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흔들린 토마스는 후속 이명기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조동화에게 유격수 방면의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하지만 다행히 유격수 강한울이 호수비로 잡아 2루로 연결하면서 안타 대신 땅볼로 1실점만을 했다. 야수진 호수비에 도움을 받은 토마스는 후속 최정을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 이재원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박정권과의 승부를 택했으나 빗맞은 내야안타를 내주면서 3실점째를 했다. 3루수 이범호의 수비가 다소 아쉬웠던 상황. 토마스는 임훈을 루킹 삼진으로 아웃시키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4개의 볼넷을 내준 것도 다소 아쉬웠던 내용. 하지만 시차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지난 7월 31일 NC전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데뷔전보다 내용이 좋았다. 특히 지난 등판에 비해서 더 빨라진 직구는 긍정적. 이날 토마스의 직구는 최소 136km에서 최대 146km까지 나왔다. 꾸준히 140km 중반대를 유지했던 직구는 제구만 더 가다듬을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팔의 각도 상 좌타자에게는 더 효과적일 수
선동열 KIA 감독 역시 7일 경기 종료 직후 “토마스는 첫 선발 등판이라 제대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구위 자체는 괜찮았던 것 같다”며 내용에 대해서는 비교적 호평을 내렸다.
한국야구 적응력, 경쟁력 면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준 토마스가 KIA 마운드의 조커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