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는 10일 오만전을 시작으로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시동을 건다. 그러나 진짜 시작은 하루 전날인 9일부터다.
개최국 호주가 쿠웨이트와 9일 오후 6시(한국시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이들은 한국이 앞으로 겨뤄야 할 상대들이다. 한국은 오는 13일 쿠웨이트와, 오는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일정을 치른다. 오만은 물론 이들을 넘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
때문에 개막전은 단순히 남의 나라 경기가 아니다. 많이 안다고 꼭 이기는 건 아니지만 많이 알수록 이길 방도를 더 찾을 수 있다. 다음 경기를 대비해 그들의 ‘속살’을 살필 절호의 기회다.
지난 8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만 살펴보면, 한국(69위)보다 크게 낮다. 호주는 100위에, 쿠웨이트는 125위에 올라있다. 이번 대회 참가한 16개국 가운데 각각 10위와 15위로 하위권이다.
↑ 호주는 2015 AFC 아시안컵 개최국으로 우승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2014년 이후 A매치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사진=AFPBBNews=News1 |
쿠웨이트도 다르지 않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A매치 성적표는 2승 4무 3패로 승률이 50%도 안 됐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한 걸프컵에선 오만에 0-5로 대패하며 조별리그 탈락했다.
이를 계기로 비에이라 감독을 경질하고 튀니지 출신 말룰 감독을 선임했다. 대회 개막을 불과 1달 앞둔 시점이었다. 말룰 감독은 카타르리그의 엘 자이시를 지휘했으나 쿠웨이트축구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 쿠웨이트는 알 오루바(사우디아라비아) 소속의 수비수 네다를 제외하고 전원 국내리그에서 뛰고 있다.
최근 성적 부진에 시달렸으나 기본 전력이 떨어지진 않는다. 호주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 중 하나다.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시행착오를 겪었을 뿐이다. 또한, 호주를 벗어나 스파링파트너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11번의 A매치 가운데 호주에서 열린 경기는 브라질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뿐이었다.
케이힐(뉴욕 레드 불수), 제디낙(크리스탈 팰리스), 크루세(레버쿠젠), 라이언(클럽 브뤼헤) 등 유능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또한, 홈 이점을 갖고 있다. 호주는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으로 유명한데, 이를 발판 삼아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쿠웨이트전을 통해 호주의 진짜 실력과 홈 텃세를 엿볼 수 있다.
쿠웨이트는 A조 최약체로 평가 받는다. 레바논을 따돌리고 아시안컵 예선을 힘겹게 통과했다. 레바논을 두 번 연속 대파한 이란의 도움도 컸다. 아시안컵을 대비해 참가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그게 쿠웨이트의 진짜 본모습은 아닐 터. 걸프컵에서 오만에 참패를 했지만 이라크를 이겼고, UAE와 2-2로 비겼다.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잘 싸웠다. 지난해 10월 이후 8번의 A매치 가운데 1번만 패했다.
알 무트와(카드시아), 나세르(카즈마) 등 한방을 갖춘 선수들이
오만만 사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쿠웨이트, 호주도 차례로 잡아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55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등극을 위해 ‘겉보기’엔 많이 약해진 이들의 진짜 ’속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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