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5선발 경쟁이 벌써부터 불붙었다.
지난 겨울 FA로 배영수가 이적하면서 삼성 로테이션에는 한 자리의 공백이 생겼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꼽은 후보는 3명. 좌완 차우찬, 백정현, 우완 정인욱이다. 그 중에서도 더욱 가능성이 높은 투수는 차우찬과 정인욱이다.
선수 당사자들의 자신감도 높다. 선의의 경쟁에 대한 의욕도 감추지 않고 있다. 18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훈련장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의 1차 전지훈련캠프서 만난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차우찬은 “개인적으로는 올해 꼭 선발로 자리를 잡고 싶다. 팀을 위해서도 내 개인을 위해서도 그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강하게 어필을 했다. 그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도 ‘팀을 위한 보직을 맡겠다’고 했던 차우찬이 이토록 강하게 선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차우찬과 우완 정인욱이 펼치는 5선발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사진=MK스포츠 DB |
차우찬이 그간 선발로 보여준 가능성, 긴 이닝을 던지면 몸이 풀려 제구가 잡히고 좋은 공을 뿌리는 스타일 상 차우찬이 선발로 더 적합하다는 평도 있다. 다만 차우찬이 선발로 빠진다면 그가 맡았던 롱릴리프 역할과 좌완 계투진에 공백이 생긴다는 점이 문제다.
군에서 제대,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전력을 향상시켜줄 히든카드로 꼽히는 정인욱 역시 마찬가지로 의욕이 넘친다. 정인욱은 “올 시즌 물론 기회는 오겠지만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보직은 당연히 선발 한 자리를 맡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겨울 동안 준비를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많다.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인욱은 “일단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투수는 상대 타자들과 싸워야 하는 자리다. 어떤 자리에서나 다 이기고 싶다”며 “어차피 팀 내 경쟁이 됐더라도 그 자리는 경쟁력을 보여줘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시즌 중에 꼭 로테이션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거듭 5선발에 대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정인욱의 경우는 지난 2년간 고생했던 어깨 부상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 현재는 전혀 통증이 없는 상태로 조금씩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아직 선발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 정인욱의 불안요소. 류 감독이 사실상 가장 유력하게 생각하고 있는 후보는 정인욱이다.
차우찬과 정인욱, 2명의 투수 모두 경쟁을 통한 5선발 쟁취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겨울 동안 많은 땀을
144경기 체제.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 선수들의 경쟁과 노력, 패기는 삼성에게 든든한 자산이다.
올 겨울 동안 꾸준히 치러질 5선발 전쟁서 결국 승리하는 선수는 누가 될 지를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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