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괌) 김원익 기자] “정말 사랑하고 항상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서 고마워.”
올 시즌 비상을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박근홍(30)은 올해 더 야구를 잘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주말부부로 몸은 조금 떨어져 있지만 항상 그를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부인의 존재 때문이다.
지난해 42경기에 등판해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하며 삼성의 우승에 기여한 박근홍은 올해 책임이 더 커졌다. 좌완 권혁이 FA로 이적했고, 좌완 차우찬도 선발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겼다.
↑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겨울 전략적으로 늘린 체중이 오히려 긴 시즌을 치르면서 독이 됐다는 자체 진단도 내렸다. 박근홍은 “몸무게를 늘려서 102kg까지 일부러 찌웠다. 공에 힘이 붙는 것이 느껴져서 그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오히려 나중에는 더 힘들었던 것 같다”며 “이제 캠프에 와서 다시 몸무게를 빼고 있다. 현재 6kg정도 뺐는데 93kg정도까지 더 뺄 생각이다. 내 최적의 몸무게를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풀타임을 치르면서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 때문에 겨울 체력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것이 박근홍의 계획이다.
스스로 더욱 많은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박근홍은 “이제 (백)정현이와 내가 더 많이 활약해야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공백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흔들리고 아쉬움이 있었던 한해지만 풀타임 출장은 큰 경험이 됐다.
이제는 결정구를 더욱 가다듬을 계획이다. 박근홍은 “지난해 가장 큰 문제는 체력과 결정구 였던 것 같다. 사실 나는 구석구석을 찌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직구로 승부를 하는 유형인데 아웃카운트를 잡을 결정구가 없었다. 그래서 투구수가 늘어나고 그러다보면 안타나 볼넷을 허용하기도 했다”며 냉정하게 지난해를 돌이켜봤다.
지난해 포크볼의 활용을 늘리며 돌파구를 찾으려 애썼다. 올 겨울은 포크볼을 더욱 가다듬어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 계획이다.
“나는 사실 팔의 유연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투구 이후에 데미지가 큰 편이다. 회복 기간이 일반적인 투수들에 비해서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고 매일 등판하고 싶다”는 것이 박근홍의 솔직한 고백.
그래서 겨울 동안 더 많은 준비를 했다. 박근홍은 “유연성을 늘리기 위해서 이번에 일본 돗토리 재활훈련캠프서 많이 사용하는 전문 장비를 들여온 부산의 전문 트레이닝 시설에서 따로 훈련도 했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올 겨울을 앞두고 이처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박근홍이다.
이제는 야구선수로 비상하고 싶다. “올해는 두 자릿수 이상의 홀드와 최소 40이닝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내가 우리 불펜에서 그 정도 역할을 해줘야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꼭 자신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어머니와 그의 아내 배하니씨다. 박근홍은 “아내에게 항상 고맙고 잘 못해줘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정말 사랑하고 항상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아내를 떠올리는 박근홍의 표정은 진지해졌다가 이내 환하게 밝아졌다.
박근홍의 한 어플리케이션 프로필 사진은 자신과 아내, 그리고 어머니가 함께 나란히 찍혀 있는 것이다. 박근홍은 “사실 주말부부다. 아내가 부산의 적십자 혈액원의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주중에는 잘 못보고 항상 주말에 내려가서 보는데 홀로 어머니를 모시면서 나를 뒷바라지 하느라 아내가 고생이 많다”며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근홍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만난 아내는 두 살 연상. 늘 그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이해해준다는 것이 박근홍의 설명. 몸이 아프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 자신을 이해해주고 믿어준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다.
올해 박근홍은 두 가지 목표가 있다. 바로 야구를 잘 하는 것과 2세를 낳는 것이다. 2011년 결혼을 한 이후 아직 자녀가 없다. 주말부부에 박근홍은 매번 비시즌이면 훈련과 캠프로 바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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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이후 계속되는 부상과 불운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박근홍이 이제 뒤늦게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치는 뜨거운 사모곡(思慕曲)은 그를 지탱해주는 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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