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봉중근(35)의 사연 있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지각 합류. 상처받은 봉중근을 ‘쓰담쓰담’ 해준 것은 양상문(54) LG 감독이었다. 봉중근은 양 감독에게 두 번 감동을 받은 뒤 연봉동결에 대한 아쉬움을 깨끗이 잊었다.
봉중근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LG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했다. 연봉협상 난항을 겪으며 캠프 합류를 하지 못한 봉중근은 지난해와 같은 연봉 4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미국 피닉스 공항까지 마중나가 지각 합류한 봉중근을 뜨겁게 안아줬다. 사진(美 글렌데일)=서민교 기자 |
이날 글렌데일에서 만난 봉중근은 “선수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왔다. 특히 동현이가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안했다. 사실 동현이가 투수조 고참이라서 부탁을 좀 했다. FA 시즌인데 조장을 맡기고 못가 미안했다. 선수들을 만나러 빨리 왔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봉중근을 캠프로 발을 돌리게 한 것은 함께 땀을 흘리는 동료들이었지만, 상처 받은 봉중근의 마음을 치유해준 것은 양상문 감독이었다.
봉중근은 양 감독에게 두 번이나 감동을 받았다. 양 감독은 캠프에 떠나기 전날 밤 봉중근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양 감독은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해라. 무조건 너 판단에 맡기겠다. 언제 오라는 말을 하지 않을 테니 훈련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와라. 애리조나에 와서는 다른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훈련만 할 생각을 해라”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봉중근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다 잊고 하자. 이제 시즌에 집중하자’라는 생각만 했다”며 양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득 담았다.
봉중근이 또 한 번 감동을 받은 것은 피닉스 공항에 도착해서다. 양 감독이 봉중근의 마중을 위해 공항으로 직접 나간 것. 봉중근은 공항 도착 후 양 감독을 본 뒤 깜짝 놀랐다. 양 감독은 뜨거운 포옹으로 봉중근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봉중근은 “감독님이 공항에 나오실 줄은 정말 몰랐다. 나를 보자마자 안아주셨다. 그냥 죄송한 마음뿐이었다”며 “감독님 위치에서 해줄 수 있는 말씀이 있으시고 없는 말씀이 있으시다. 다 잊고 오라고 하셨고 이렇게 안아 주시니 벌써 다 잊었다”고 뭉클해 했다.
이날 봉중근이 도착한 시간에 맞춰 훈련을 마친 선수들도 숙소 로비에 나와 격하게 포옹을 하며 반겼다.
↑ LG 봉중근이 양상문 감독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