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개막전 대기 4번인데 마음 비우고 월요 예선 치를 준비하고 있어요. 다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자신감도 넘치고 마음이 좀 설레네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장하나(23·비씨카드)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장하나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츠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미국 땅을 밟았다. "자신감 80%에 내가 이곳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설레임이 20%다. 두려움은 없다”고 말하는 장하나의 미국 입성 첫 소감은 털털한 그의 성격처럼 간단 명료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탄하지는 않다. 장하나는 지난해 12월 LPGA 퀄리파잉스쿨을 공동 6위로 통과 했지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 출전명단이 아닌 대기명단에 올라가 있다.
장하나의 생각은 단순하다. 출전하기 위해서 월요예선 부터 도전하겠다는 것. "한국에서 상금왕, 대상, 다승왕 등을 했다는 생각은 접었다”고 말한 장하나는 "이왕 도전한 것이니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하나가 노리는 것은 단 하나. LPGA투어 신인상이다. 2011년 데뷔해 1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벌었지만 아쉽게 정연주에게 신인상을 내줘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장하나가 자신하는 이유는 있다. 미국 무대에 대한 적응이 따로 필요 없기 때문. 장하나는 중·고등학교때 매년 7~8개월씩 5년간 미국에서 훈련을 하고 시합에 참가했다. 2004년 US여자아마추어오픈과 US퍼블릭링크스에 참가했고 2007년에는 US여자아마 4강에 올랐다. 중학생 신분으로 US여자오픈에도 출전했다. 이때 익힌 영어는 투어생활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렉시 톰슨이나 제시카 코르다(미국)와 같은 선수들과도 친분이 있다.
장하나가 느끼는 기대감은 여타 선수들과는 조금 다르다. 아주 익숙하지만 하나를 이루고 난 뒤 다른 하나에 도전하는 기대감. 바로 그런 것이다.
장하나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 동안 두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30개 이상의 대회를 치뤄야 하기 때문에 '체력'을 강화 했고 까다로운 코스 공략을 위해 드라이버샷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린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샷의 정확성을 먼저 다듬어야 했다”는 장하나는 "이제 아이언샷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왔고 드라이버 톱스윙을 바꿨는데 조금 더 다듬으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하나는 지난해 드라이버샷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골반 회전을 줄였다. 이번에는 오버스윙이 되는 어깨턴을 줄였다. 강력한 파워를 만드는 회전들을 줄여 거리가 줄지 않았을까. 장하나는 "스윙이 더 컴팩트 해지고 꼬임이 더 많아져 오히려 80%의 힘으로 예전의 거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캐리로 240야드 가량 편안하게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약점은 역시 낯설은 잔디다. 미국은 같은 잔디라고 해도 지역이 넓어 특성이 다르다. 잔디의 차이에 대한 감각이 없으면 숏게임과 퍼팅에서 애를 먹을 수 있다.
세계를 돌며 30개 대회 이상을 치러야 하는 살인 일정에서 체력관리와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중요하다. 장하나만의 특별한 피로회복 방법이 있을까. 크게 한번 웃은 장하나는 "먹는 것”이라고 대답한 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노래 듣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장하나가 최근 푹 빠진 노래가 있다. 바로 비스트의 12시 30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마음이 행복해지고 편안해진다”고 말한 장하나는 "사실 12시 30분이라는 시간을 좋아한다. 오전 훈련을 끝내고 쉬거나 점심 먹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최근 장하나는 L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함께 라운드하고 싶은 동반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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