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서민교 기자] “적응 다 끝났습니다.”
30년 독수리 인생을 살았던 장종훈(48) 타격코치가 어색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2개월 남짓,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롯데 스프링캠프장에서 만난 장 코치는 어느새 거인들 속에 자리 잡은 거인이 돼 있었다.
장 코치를 만난 것은 롯데의 야간훈련장. 대부분의 타자들이 모두 자를 떠난 뒤 김문호와 손용석이 자발적으로 특타를 위해 남았다. 그 곁을 장 코치가 지키고 있었다. 손용석은 자신의 타격 자세에 대해 수시로 물었다.
원 포인트 개인레슨 타임. 장 코치는 스탠스를 잡는 것부터 타격 치는 방법까지 상세히 설명을 하며 지도했다. 장 코치는 “왜 그동안 기회를 못 잡았냐? 내가 밖에서 봤을 땐 상당히 좋던데”라며 격려했다. 손용석도 “경험이 워낙 많으신 분이라서 많은 것을 묻고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
장 코치의 롯데 적응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장 코치의 롯데 적응이 마냥 쉬웠던 것은 아니다. 장 코치는 1986년 연습생으로 빙그레(현 한화)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29년간 선수와 지도자를 하면서 한화를 떠난 적이 없다. 지난해 롯데의 코치 제의를 받고 처음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장 코치는 “사실 스프링캠프를 오기 전에 두려움이 많았다. 한화를 떠나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야구 선수는 다 똑같다. 지금은 적응이 다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장 코치가 놀란 것은 롯데의 팀 분위기. 지난해 내홍을 심하게 겪은 터라 걱정도 많았단다. 그런데 캠프 현장에서 본 롯데는 달랐다고. “솔직히 롯데 분위기는 안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선수들 분위기가 정말 좋아 놀랐다. 다들 먼저 나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이었고, 얼굴 표정도 다 밝고 좋다. 이런 팀 분위기는 선수들의 실력보다 중요한 것이다.”
‘전설의 홈런왕’의 눈에 비친 롯데 타선은 어땠을까. 장 코치는 “롯데의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긴 했어도 원래 타격은 좋은 팀 아닌가. 지난 시즌까지도 타격이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며 “선수들이 분위기만 타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론을 펼쳤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장 코치는 “아두치가 타격하는 모습을 봤는데 기본기가 상당히 잘 갖춰져 있었다. 야구를 잘 배운 선수인 것 같다”며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는 올 시즌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