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는 31일 누가 새로운 역사를 쓸까. 동전의 앞뒷면처럼 한국과 호주, 둘 중 하나만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으로 가는 초대장은 주인에게 전해졌다. 한국과 호주가 초대를 받았다. 16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을 가진 건 이 둘 뿐이다.
흥미로운 매치업이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끼리 만났다. 아시안컵 결승에서 한국과 호주가 격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는 2011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이며, 한국은 1988년 대회 이후 27년 만에 진출이다.
감격스럽지만 최후에 웃을 수 있는 건 한 팀이다. 공동우승은 없다. 끝까지 승부를 치러 승자를 가린다. 의미가 있는 우승이다. 누가 이기고 정상에 오르든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2년 뒤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티켓은 ‘보너스’다.
↑ 한국은 55년 만에 아시아 맹주 자리를 되찾으려 한다. 또한, 사상 두 번째 무실점 전승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호주 시드니)=AFPBBNews=News1 |
55년은 꽤 긴 기다림이다. 2회 이상 우승한 국가 가운데 다음 우승까지 걸린 시간이 가장 오래된다. 한국 다음으로 이란이 39년이나 지났다. 이번 대회 우승에 실패해 4년 뒤를 기약해야 하나 그래도 한국보다 짧다.
그리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최다 우승 공동 2위가 된다. 최다 우승국인 일본(4회)을 턱밑까지 따라 잡는다.
아시아축구에 있어 가장 의미 있을 수 있는 무실점 전승 우승도 가능하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5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역대 전승 우승은 한국(1960년), 이스라엘(1964년), 이란(1968년·1972년·1976년)이 경험했다. 그러나 당시 참가국이 4~6개국으로 적었다.
무실점 전승 우승은 딱 1번이었다. 이란이 1972년 대회에서 4승 13득점 무실점으로 유일한 무실점 전승 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6개국만 본선에 참가해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졌다. 문호가 넓혀져 참가국이 늘어나 경기수가 많아지는 가운데 무실점 전승 우승을 한다는 건 대단한 기록이다.
한국은 현재 7골을 넣었지만 최소 득점 우승 기록은 세울 수 없다. 역대 최소 득점 우승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1988년 대회에서 5골을 터뜨렸다. 6경기를 했으니 경기당 평균 1골(0.83골)에도 미치지 못한다. 역대 우승국 가운데 경기당 평균 1득점도 하지 못한 건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일하다
호주에게도 우승의 의미는 크다. 2006년 AFC에 가입한 뒤 첫 아시안컵 우승이다. 남자 A대표팀이 참가한 아시아대회에서도 처음이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도 호주는 들러리 신세였다.
호주가 우승하면, 여덟 번째 아시안컵 우승국으로 등록된다. 이라크가 2007년 대회에서 일곱 번째 우승국이 된 뒤, 8년 만에 ‘새 회원’이 가입되는 것이다.
또한, 상당히 빠른 가입절차다. 호주는 ‘삼수’만에 우승을 차지한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첫 본선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이 두 번째 본선 무대에서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은 앞선 대회에서 예선을 치른 경험이 있었다. ‘편입생’으로서 세 번째 도전 만에 우승을 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업적이다.
↑ 호주는 2회 연속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노린다. 사진(호주 뉴캐슬)=AFPBBNews=News1 |
한국과 호주는 ‘패자’가 되도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하나씩 작성한다. 한국은 통산 네 번째 준우승으로 최다 준우승 기록을 세운다. 3회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가장 맨 위에 서게 된
호주는 2회 연속 준우승의 진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기록한 건 이스라엘(1956년·1960년)에 이어 55년 만이다. 당시에는 4개국이 참가해 풀리그를 치르는 방식이었다. 토너먼트 제도가 도입된 1972년 대회 이후 2회 연속 우승은 있어도 2회 연속 준우승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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